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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욱의 나쁜골프] 골프를 망치는 세가지 마음

욕심과 걱정, 의심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스코어가 결정된다

2026.04.06(Mon) 16:46:00

[비즈한국] 골프는 멘탈 스포츠다. 전설의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는 50%가 멘탈이다. 40%가 어드레스고 나머지 10%가 스윙이다”라고 말했다. 스윙이 90% 이상일 거라고 믿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반전의 경고를 날리는 말이다. 심지어 잭 니클라우스는 후에 이 문장에서 멘탈의 비중을 더 높이기도 했다. 골프에서 멘탈의 비율을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대체로 멘탈의 중요성에 동의한다.

 

거리 욕심과 만회 욕심이 몸에 힘을 넣고, 라운드 전 불안과 코스에 대한 걱정이 샷을 망치며,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의심이 플레이 전반을 흔든다. 사진=생성형AI

 

골프는 ‘생각하는 운동’이다. 실제 샷을 하는 시간은 18홀, 4시간의 라운드 동안 프리샷 루틴을 포함해 한 샷당 40초를 잡아도 1시간 남짓이다. 스윙을 하는 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 그 나머지는 생각하는 시간이다. 전략을 세우고 공략의 계획을 머릿속에서 짜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주말 골퍼들의 경우 대부분 후회의 시간이다. 맞다. 골프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인 운동이다. 이 생각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바꾸느냐에 따라 스코어는 좌우된다. 과연 어떤 생각들이 우리의 골프를 망칠까?

 

첫 번째는 ‘욕심’이다. 1미터라도 더 보내려는 욕심. 가끔 티잉 구역에서 배꼽이 나오는 골퍼들에게 “그만큼 더 보내면 뭐 하게”라고 말하지만, 세상에 거리 욕심이 없는 골퍼는 없다. 라이벌 그놈을 이기려는 경쟁심이 지나쳐 욕심 가득한 스윙을 하기도 한다. 미스샷을 한 후 다음 한 샷에 단번에 만회하려는 욕심, 벙커에서 탈출만 해도 될 것을 홀에 붙이려다 탈출도 못 한 경우도 많지 않은가. 심지어 같은 동반자보다 옷을 멋지게 입으려는 욕심 때문에 패션은 눈에 띄지만 몸은 불편한 옷을 입기도 한다. 모두 욕심이다. 몸에 욕심이 들어간다는 것은 마음에 힘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마음에 힘이 들어가면 몸에도 힘이 들어간다. 마음이 어디 있나. 우리 몸 안에 있지 않은가.

 

두 번째는 ‘걱정’이다. 많은 골퍼들이 라운드 전날 잠을 설친다. 두 가지 마음 때문이다. 하나는 ‘설렘’이고 나머지 하나는 ‘걱정’이다. 소풍 같은 라운드에 대한 설렘에 잠 못 이루고, 내일 못 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뜬눈으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잘해보려고 연습장에 갔는데 섕크가 난다. 걱정이다. 내일은 정말 중요한 라운드인데, 그 사람에게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데 요즘 샷이 안 된다. 걱정이다. 내일 가는 골프장이 어렵다던데, 다른 코스보다 좁고 길다던데 걱정이다. 걱정은 골프에서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고수는 마음먹은 대로 볼이 가고, 하수는 걱정하는 대로 볼이 간다.”

 

세 번째는 ‘의심’이다. “너의 아이언을 믿어라”라는 골프클럽 광고가 있었다. 누군가 반문했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어떻게 아이언을 믿을 수 있나.”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자신의 실력을 의심한다. 잭 니클라우스는 “나는 내 마음속에서 한 번도 퍼트를 놓친 적이 없다(I never missed a putt in my mind)”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드는 마음은 없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의 반대 마음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반대말을 찾아보자. ‘욕심 스윙’의 반대는 ‘텅 빈 스윙’이라고 하겠다. 욕심의 반대말은 ‘무욕’이겠지만 골프 스윙에는 왠지 ‘텅 빈’이 잘 어울린다. 가끔 몸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면 연습장에서 혼자 “텅!”이라고 말하면서 스윙을 해보자. 힘이 빠지는 걸 느낄 것이다. 어드레스 시 어깨를 아래로 툭툭 털어내리면 욕심도 털어질 수 있다. 볼과 나의 관계에만 집중하는 마음 훈련이 필요하다. ‘걱정 골프’의 반대는 ‘긍정 골프’다. 부정은 반복이고 긍정은 극복이다. 마음속의 ‘어떡하지’를 버리고 ‘괜찮아’를 끊임없이 주입한다. ‘괜찮아, 괜찮아. 다음 샷이 있잖아. 다음 홀이 있잖아. 다음 라운드가 있잖아.’ 어쩌면 다음 생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 우리는 ‘마음을 말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말이 마음을 만들기도 한다. ‘어떡하지’가 아니라 ‘괜찮아’다.

 

‘의심 골프’의 반대는 ‘확신 골프’다. 확신은 확률을 높인다. ‘난 안 돼’와 ‘나야 나’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역시 전설의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은 항상 1번 홀 티잉 구역에 서면 속으로 ‘나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반복해서 말한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아’ ‘나는 럭키가이야’라는 마음도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

 

골퍼들은 스윙 연습만큼 마음 연습도 필요하다. 스윙은 몸으로 하는 것 같지만, 그 몸 안의 마음이 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필자 강찬욱은? 광고인이자 작가.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현재는 영상 프로덕션 ‘시대의 시선’ 대표를 맡고 있다. 골프를 좋아해 USGTF 티칭프로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으로 골프에 관한 책 ‘골프의 기쁨’, ‘나쁜골프’, ‘진심골프’, ‘골프생각, 생각골프’를 펴냈다. 유튜브 채널 ‘나쁜골프’를 운영하며, 골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독자 및 시청자와 나누고 있다.​​​ 

강찬욱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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