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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방조 vs 개인정보 유출…야놀자-여기어때, 진흙탕 싸움 내막

야놀자, 이참에 1위 탈환 시도 가능성…“모텔업계 전쟁 이제 시작”

2017.03.30(Thu) 20:50:25

[비즈한국] 모텔숙박앱 양대산맥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모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의 모텔을 양지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두 서비스가 나란히 추문에 얽혔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성매매 방조 의혹, 여기어때는 개인정보 유출로 논란이 됐다. 

 

대한민국 1등 숙박어플로 홍보하는 여기어때.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일 야놀자의 프랜차이즈 가맹 숙박업체가 인근 유흥업소와 연계해 성매매 장소로 이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야놀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보도와 관련된 일부 가맹점의 불법 행위는 없다. 추후 불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가맹계약 해지는 물론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어때는 개인정보 91만 건이 해킹으로 유출되는 더 큰 사건에 휘말렸다. 해커들이 여기어때를 해킹하고 언제 어디를 예약했는지 알아내 예약자에게 “○​월 ○​일 ○○○모텔에서 즐거우셨나요?” 등의 성희롱성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이용자는 4000명 수준이라고 알려졌지만 91만 건이나 해킹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기어때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모텔 숙박은 개인 사생활인 만큼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더군다나 여기어때의 보안 방식이 지나치게 허술해 이 같은 해킹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IT 전문가는 “아이디나 비밀번호 넣는 곳에 또 다른 SQL 프로그램을 넣어 해커가 집어넣은(injection) 프로그램이 실행되게 할 수 있다. 이번에 여기어때가 당한 방식이 이 SQL 인젝션 방식이다. 이 같은 해킹에 당했다는 것은, 보안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측은 즉시 사과문을 냈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사건 발생 직후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주요 부처와 공조하여 조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객의 소중한 정보가 유출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해킹 조직 검거 및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문제점으로 파악된 시스템 내 취약점은 전문보안업체와 진단, 즉각 조치하고 데이테베이스와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달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평소에도 냉혹한 경쟁관계로 숙박업계에서 유명하다. 모텔앱이 사실상 양강체제로 굳어지면서 이 같은 갈등은 더 커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진입은 야놀자가 훨씬 빨랐다. 2005년 설립된 야놀자는 모텔 예약의 선구자적 존재였다. 퇴폐적 이미지가 강했던 모텔을 연인들의 긍정적인 놀이공간으로 이미지를 바꾼 공로가 크다. 야놀자가 2014년 설립된 여기어때를 비판하는 이유도 10년간 숙박업을 변화시키고 구축해 놓은 선구자로서의 업적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숙박산업을 선도한다고 홍보하는 야놀자. 사진=야놀자 홈페이지 캡처


반면 여기어때는 설립 2년여 만에 모텔에 숙박 예약 서비스를 더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여기어때는 자사를 이용자수 기준 1위 업체로 소개한다. 대한민국 숙박업계를 선도한다고 소개하는 야놀자와는 다른 양상이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여기어때가 야놀자를 카피한다, 마케팅 따라한다, 영업 방해한다 등으로 깎아내리고, 앱 사용자가 더 많은 여기어때는 야놀자가 숙박 선도기업이라고 하면 비웃는 상황이다.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은 비슷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야놀자가 물고 늘어지니 웃기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1위 업체로 오랫동안 군림한 야놀자가 여기어때에 따라잡힌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인사관리 실패, 서비스 기획 판단오류, 선택과 집중이 안 된 점 등을 꼽는다. 

 

야놀자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조직 내 인력이 증가하면서 인사관리가 부실해지고, 퇴사자가 자주 발생했다. 2015년엔 전체 직원의 최소 절반 정도가 퇴사했다. 앱 서비스도 문제였다. 2014~2015년 야놀자가 관리하는 숙박 관련 앱이 14개에 달했다. 지금은 바로예약과 야놀자 앱 두 개만 집중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 두 개 앱 기능도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여기어때는 하나의 앱에 집중해 성공시켰다. 여기어때가 광고와 마케팅에 투자하며 치고 올라갈 때 야놀자는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모가(모텔가이드)라는 앱에 투자했다. 다 죽어가는 모가 앱 투자를 직원들은 반대했지만 그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성매매 방조 의혹 등 서로 타격을 입은 만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연예인 신동엽을 동원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온 여기어때가 개인정보 유출로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야놀자가 1위 탈환을 위해 칼을 빼들 가능성도 크다. 모텔업계 전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까닭이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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