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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트럼프 '중거리핵전력조약' 파기 선언의 속내는?

커지는 '신 냉전'의 그림자…러시아보다는 사실상 중국 겨냥

2018.10.29(Mon) 10:35:03

[비즈한국] 지난 10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중거리핵전력조약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최고지도자가 중거리핵전력조약의 파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일명 아이엔에프조약(INF·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으로 알려진 중거리핵전력조약은 지난 1987년 미국과 소련 간에 체결된 중거리 핵무기 폐기에 관련된 협정이다.

 

1987년 12월 8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왼쪽)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중거리핵전력조약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미 국립문서보관소


1977년 소련은 사거리 5500km에 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SS-20을 유럽에 배치했다. 여기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NATO)197912월 미군의 퍼싱-2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지상발사형인 그리폰을 서유럽에 배치하기로 결정한다. 미군의 퍼싱-2와 그리폰이 배치되자 서유럽은 핵무기 공포에 빠져들었다사실 이전에도 미소 양국은 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들을 경쟁적으로 배치했다. 그러나 소련의 SS-20 탄도미사일은 서유럽 전역을 사정권에 넣었고, 반면 퍼싱-2와 그리폰은 SS-20 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는 짧았지만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핵으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였다.


미국과 소련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사정거리 500km에서 5500km에 해당되는 각종 미사일 2692기를 상호검증 후 폐기했다. 사진=미 국방부


결국 미소는 줄다리기 협상 끝에 중거리핵전력조약을 맺게 되었고지상에서 발사되는 사정거리 500km에서 5500km에 해당되는 각종 미사일 2692기를 상호검증 아래 폐기했다.

 

중거리핵전력조약 이후 베를린장벽이 무너졌고 동서냉전도 끝났다. 소련은 러시아로 바뀌었고 유럽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소련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동구권 국가들이 하나둘 나토로 들어왔고, 나토의 동진이 가속화되면서 러시아의 안보적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여기에 미국의 MD 즉 미사일 방어체계가 유럽에 속속 배치되고, 러시아가 이스칸다르 미사일 시스템으로 대응하면서 지난 2010년부터 중거리핵전력조약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이스칸다르 미사일 시스템에 사용되는 순항미사일 이스칸다르-K는 사거리가 1500km로 중거리핵전력조약을 위반하는 무기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한 사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이란,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앞장섰고 특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중거리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칸다르 미사일 시스템에 사용되는 순항미사일 이스칸다르-K는 사거리가 1500km로 중거리핵전력조약을 위반하는 무기이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러시아는 중거리핵전력조약의 폐기에 반발하고 있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 일례로 중러 접경지역인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지난 2016 6월부터 이스칸다르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 미중 간에는 치열한 무역전쟁이 벌어졌고, 남중국해와 대만 인근 해상에서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 폐기를 선언한 배경에는 러시아보다는 중국이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다. 실제로 미군은 향후 사거리 500km에서 2000 km에 달하는 각종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중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서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초강대국이 때아닌 중거리핵전력 경쟁을 한다는 전 세계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거리핵전력조약이 폐기되면 우리에게도 그 여파가 몰려올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남북관계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미국이 북한을 향해 중거리 미사일의 폐기를 압박하거나 혹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한반도에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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