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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광 블랭크 대표 62억 저택 매입, 스타트업 업계 '와글와글'

"노력으로 번 돈, 문제 없어" vs "기부 선행됐으면"…블랭크 "실 거주지일 뿐"

2018.12.07(Fri) 14:07:34

[비즈한국] 최근 성공한 사업가가 ‘억 소리’​ 나는 집을 장만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 대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서울 삼성동 자택 앞집을 현금 62억 원에 사들였다. 

 

설립된 지 2년 10개월밖에 안 된 스타트업의 대표가 국내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재벌인 삼성 총수의 이웃이 됐다는 소식은 대중과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는 듯하다. 대중의 반응은 크게 둘로 갈라진다. “우리나라 부자에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괴리감에 따른 실망과 “사업 성공해서 수백억 원 벌어 좋은 집 산 것은 당연하다”는 응원과 축하다.

 

스타트업 업계는 반응이 더욱 뜨겁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사가 나오자마자 스타트업 관련 단톡방에 불이 났다. 남대광 대표는 타 대표들이 멘토로 삼을 정도로 워낙 유명하고 관심을 받는 인물이다. 보통 스타트업 대표들은 돈을 벌어도 자기에게 쓰기 꺼려하고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남 대표가 남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이를 확 깨뜨렸다. 업계에서도 스타트업 대표의 자세를 두고 의견이 가지각색”​이라고 전했다.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는 성공한 스타트업을 이끄는 리더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저택 앞집을 62억 원을 현금으로 주고 사 화제다. 사진=이종현 기자

 

남대광 대표가 이끄는 블랭크라는 기업의 이름이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약 베개’ ‘퓨어썸 샤워기’ ‘악어발팩’은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즐겨한다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 하다. 블랭크는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SNS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유통·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회사다. 올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980억 원으로, 올해 매출액 1200억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2016년 매출액 42억 원이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고도성장한 셈이다.

 

1985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남 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선 ‘신 급’으로 분류되며, 일찍부터 ‘난 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남 대표의 부동산 매입 소식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큰 화제다. 업계는 대체로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성공한 모범 사례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대중이 괴리감을 느끼는 원인을 분석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 “합법적으로 노력해서 번 돈 괜찮아​ 스타트업에 동기 부여

 

한 스타트업 A 대표는 남 대표가 부동산 매입 소식이 동기 부여가 된다고 답했다. A 대표는 “남 대표는 여러 사업에 실패하고 몬캐스트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뒤에 블랭크로 성공했다. 충분히 노력과 열정을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자본 축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돈으로 좋은 집을 사는 것을 가지고 (남 대표가)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스타트업 하는 입장에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1985년생으로 젊은 남 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선 ‘신 급’으로 분류되며, 일찍부터 ‘난 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남 대표의 부동산 매입 소식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큰 화제다. 사진=이종현 기자

 

업계 관계자 B 씨는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실망감을 내비치는 건 스타트업 대표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스타트업 하면 열정과 헌신, 돈보다는 꿈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스타트업은 가난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선 성공사례가 나오기 힘들다.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은 모범 사례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C 대표는 블랭크의 사업 성격과 연결해 대중의 실망감에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토스나 마켓컬리 같은 IT 관련한 사업이나 앱 서비스의 대표였다면, 대중이 큰돈을 벌었고 고가의 집을 사는 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블랭크는 3만~5만 원 하는, 우리가 직접 쓰는 생필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보니까 사람들의 반응이 즉각적인 것 같고, 괴리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혼자만의 실력으로 번 돈 아니니, 배분에 균형 맞췄다면…”

 

남 대표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스타트업 D 대표는 “사실 남 대표가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하겠다는 이유로 신주 투자보다 구주 투자를 많이 받아 개인 자금이 많았다”며 “물론 블랭크가 업계에서 직원 복지가 좋다고 유명하지만, 그 돈으로 수십억 원의 집을 샀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아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 직원들을 위해 마련된 사내 스낵바. 남대광 대표는 회사 직원들의 복지에 힘쓰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실제 남 대표는 회사 직원 복지에 힘썼다(관련 기사 남대광 대표 최초 인터뷰 "블랭크는 디지털 방문판매 회사"). 대표적으로 남 대표는 전 직원에게 전세 보증금 1억 원 한도에 무이자로 빌려주고, 월급과 별도로 매월 200만 원의 적금을 대신 내준다.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300만 원 상당의 해외여행을 보내주기도 한다. 회사 돈이 아닌 남 대표 개인 돈으로 이뤄지는 복지다.

 

남 대표는 이러한 자금을 대량의 구주 매각으로 마련했다. 업계에 따르면 블랭크는 2017년 4월 소프트뱅크코리아, 2018년 5월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두 차례 투자를 통해 회사로 돈이 들어오는 신주 투자 유치 규모는 65억 원에 불과하지만 구주 매각으로 인해 남 대표 개인에게 흘러 들어간 돈이 135억 원에 달한다.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투자사의 심사역 E 씨는 “신주는 우선주, 구주는 보통주인데, 투자는 대부분 신주 매각으로 이뤄진다”며 “대량의 구주 매각이 매우 이례적인 건 맞지만, 협의를 통해서 이뤄진 거래이기 때문에, 대표 개인이 돈을 어떻게 쓰든 투자사에서는 사실상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블랭크코퍼레이션 오피스 내부 모습.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통하는 엑셀러레이터 대표는 “내 실력으로만 돈을 벌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는 메리토크러시(실력주의)를 꼬집었다. 사진=이종현 기자

 

마지막으로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통하는 한 엑셀러레이터의 대표는 “남 대표가 비윤리적인 방법이 아닌 합법적으로 노력을 통해서 자본을 축적했기 때문에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한 가지 빠져있는 것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말하는 것들은 능력에 따라 돈을 번다는 메리토크러시(실력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똑똑하고 잘나서 그런 건데 누가 감히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식이다. 하지만 자본 축적을 개인의 실력으로만 이뤘느냐고 따져봤을 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의 기여, 사회적 배경, 운 등 모든 게 작용했기 때문에, 축적된 자본이 돌아가야 할 곳도 사회다.”

 

이어 그는 “만약 성공한 어느 스타트업 대표가 100억 원을 기부한 것처럼, 남 대표도 이렇게 균형 있게 획득한 자본을 배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이 정도로 이슈화가 되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논란에 대해 임경호 블랭크코퍼레이션​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남 대표가 사실 그 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벌어둔 돈이 많다. 블랭크의 구주 매각을 통해서 번 돈으로 집을 산 것도 아니고, 투기성도 아니다. 단지 가족과 함께 살 실 거주지를 정한 것이라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며 “실제 남 대표의 사재 출연을 통해서 내부에서 큰 프로젝트 세 개가 운영되고 있고, 복지에도 많이 투자되고 있다. 블랭크는 사회 공헌도 블랭크스럽게 할 계획이고, 현재도 CSV(공유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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