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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자영업도 '부익부 빈익빈'일 수밖에 없는 까닭

잘 되는 가게는 소품종·대량 판매·높은 효율…진입장벽·브랜드파워 쌓여 경쟁자 압도

2019.07.16(Tue) 11:34:58

[비즈한국] 자영업은 대체로 어렵지만 어떤 업이든 스타는 존재하는 법이고 스타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큰돈을 벌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스타들은 동종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월급쟁이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스타급 자영업체들은 물론 해당 업에서 역량이 탁월한 것도 있으나 단순히 그들이 가진 역량에 비례해서 매출이나 수익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역량과 매출이 다른 경우가 많다. 잘 버는 가게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잘 버는 가게들은 소량의 상품군을 대량으로 팔아 높은 수익을 거둔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잘되는 업체들은 일단 많이 판다. 자영업은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고가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량 판매하는 걸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우선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상 매길 수 있는 가격의 상한이 정해져 있기에 소량 판매 방식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많이 파는 방식으로 굴러가며, 그렇기에 이 과정에서 극도로 높은 생산 효율을 보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높은 효율은 낮은 한계 생산 비용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계 생산비가 낮다는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이 낮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핸드드립 커피를 주 상품으로 판매한다고 하면 여기에 투입되는 노동력은 판매량에 온전히 비례한다. 즉,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원재료와 노동의 비용이 1이라면 두 잔을 생산할 때는 2, 천 잔을 생산하는 경우엔 1000을 필요로 한다. 생산량이 늘어나도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핸드드립 커피는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으며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밥의 경우는 한 그릇을 끓이는 데 들어가는 재료와 노동의 비용을 1이라 할 경우 천 그릇을 끓이는 데 들어가는 노동의 비용은 1000보다 작다. 국밥의 특성상 대량으로 국물을 끓여두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한 그릇씩 나가기에 생산량이 많을수록 단위당 투입되는 노동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밥은 생산량을 늘려도 그에 따른 비용이 낮기에 소량 생산보다 대량생산을 할수록 효율적이다.

 

이 극단적 효율성은 판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짓수에서 더욱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다양한 소비자를 타기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군이 필요하지만 이런 곳들은 오히려 판매 상품의 가짓수가 극도로 적다. 겨우 몇 가지 상품이 있을 뿐이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 몇 안 되는 상품만을 소비한다. 가짓수를 적게 유지하고도 수요가 늘 뒷받침되므로 재고와 생산에서 매우 높은 효율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량 판매, 대량 유통의 특성과 거기에 걸맞은 소품종은 효율성이 매우 높아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근간이 된다. 즉, 잘되는 가게들은 규모의 경제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면 그만큼 많은 경쟁자들이 진입해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다투게 된다. 경쟁자의 진입이 쉬울수록 가격 경쟁이 발생해, 규모의 경제와 높은 효율로 달성한 수익을 갉아먹게 된다. 그러므로 잘되는 가게들은 공통적으로 매우 높은 진입장벽이나 브랜드파워를 형성하는 특징을 가진다. 진입장벽과 브랜드파워는 규모의 우위를 탈취하기 어렵게 하는, 가격 결정에서 유리한 조건이 되어 가격과 규모를 통한 수익의 극대화가 달성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진입장벽은 필요한 기술력이 높거나 특정한 이유로 획득한 브랜드파워가 계속 쌓이고 쌓여 ‘마태 효과’(부익부 빈익빈 현상)를 일으킨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신규 경쟁자가 지위를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자영업자의 희망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것이다. 그러나 줄을 잇게 만든다 하더라도 어떤 업체는 큰돈을 버는가 하면 어떤 업체는 늘어난 주문과 노동을 처리할 수 없어서 생각보다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한계로 인해 골병이 들어 사업을 접는 경우도 있다. 차이는 이런 극도의 효율성에서 온다. 

 

한계 생산 비용이 높고 효율적이지 못할수록 밀려드는 수요는 재앙에 가깝다. 줄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효율을 높이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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