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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쉽게 생각하면 큰 코 다치는 '원자재 투자'

국제유가 고공 행진에 원유 투자 주목…유가 상승 전망 있지만 매도 시점 잡기 어려워

2022.03.16(Wed) 14:47:13

[비즈한국] 요즘 운전자들은 "왜 이렇게 기름값이 올랐냐"며 걱정이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물가에 기름값까지 등골이 휘겠다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하루 지나면 오르는 기름값에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을 되새기며 주유소로 달려가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으니 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해 국제유가가 걷잡을 수 없이 오르고 있다. 최근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기도 했던 국제유가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긴 하지만, 또 언제 사태가 급변할지 모를 일이다.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면 기업은 제조원가가 높아지고,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가계 사정도 함께 어려워진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원유 투자 기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한때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인도분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자재 투자는 갑자기 뛰어들 만큼 쉬운 분야의 투자는 아니다. 직장인 A씨는 국제유가를 떠올리면 몇 년 전 투자했던 원유 펀드가 생각났다. 증권사 직원의 추천에 따라 원유 펀드를 샀는데 크게 손실을 보고 매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증권사에서는 원유 펀드가 소위 '핫'한 아이템이었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원유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었다. 국제유가가 경기 악화를 미리 반영하면서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를 줄 알았던 국제유가가 꾸준히 유가가 하락하는 바람에 결국 손실을 크게 내고 말았다. 원자재 시장이 일반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직원은 "원자재 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수익내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롤오버 비용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유에 투자하는 방법은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방법, 정유사나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관련 ETF나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원유를 매매하기는 쉽지 않다. 보관도, 거래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원유 투자자들은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상장돼있는 WTI 원유 선물을 이용한 상품에 투자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WTI 원유 선물이 현물 가격의 괴리가 발생해 손실을 볼 수 있다. 또 앞서 말했듯이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나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국제유가 흐름이나 해당 산업에 대한 전망을 파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미국 셰일가스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도 있다. MLP 펀드는 원유 정제, 저장, 운송, 유통, 판매사를 비롯해 원유·천연가스용 송유관, 송유관 운송 등 미드스트림에 해당하는 기업이 속해있다.  MLP는 10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사전 설비용량을 계약하고 이에 따라 고정 운송료를 토대로 수송량이 증가하면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로, 직접 원유를 생산하는 업스트림 원유 생산업체와 다르게 원유가격과 상관관계가 낮은, 안정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즉, 에너지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 원유 선물 대비 유가 변동성의 영향이 덜하다는 게 장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 주가에 따라 주식시장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도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주요국들은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를 하더라도 매도 시점을 잡기 어려워 투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추세적 하락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또는 원유 수요 둔화 시그널들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며 "현재 정유화학업체들 중심으로 수요둔화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감소 폭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달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2개월째 올랐다. 국제유가에 이어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물가도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 수입물가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우리의 주머니 사정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유 투자야 어쨌든 휘발유 가격이 안정돼야 하는 이유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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