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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업황은 좋은데 주가는 왜 이래" 반도체주, 봄날은 올까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 인력 모시기 '난리'…수급 문제 해결 등 중장기적 관점 필요

2022.04.08(Fri) 14:34:48

[비즈한국]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A 씨는 요즘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A 씨는 “일거리가 자꾸 늘어나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이직이 늘었다. 반도체 인재를 찾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회사들도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잡기에 안간힘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신입직원 연봉을 인상하기로 하고 성과급 한도도 늘렸다. 집토끼 지키기는 물론, 고급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들 간에서도 전문 인력의 이동이 늘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증가한 634억 8000만 달러였다. 이는 역대 월간 최고치이며, 무역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역시 수출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 품목이다. 반도체 수출만 해도 131억 2000만 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효자 산업인 만큼 새 정부의 관심도 각별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대선 과정에서 부터 반도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인프라와 세제 혜택, 인재 육성까지 담은 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도 더욱 바빠질 일만 남았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올해 1분기 매출은 77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이었던 지난해 4분기의 76조 5655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14조 1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50.32%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반도체 가격의 하락 폭이 우려했던 것보다 적었던 데다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가 지속되면서 사업 부문 전반이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원·달러 환율 상승,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줬다”​며 “​2분기 영업이익은 14조9000억 원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 올해 영업이익이 60조 원에 이를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많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 원으로 올려잡았다. 

 

이처럼 사상 최대 수출과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는 영 맥을 못추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일 전거래일보다 0.73% 내린 6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3일 6만8800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급락했던 것과는 달리 0.44% 오르며 11만 35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12~13% 가량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심차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계속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개인 투자자 B씨는 “삼성전자 대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5853억 원, 4081억 원 순매도했다. 1분기 기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내다팔았는데, 외국인도 이 두 종목에 대해 매도를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코로나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D램의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실적과 주가 흐름이 다른 데에는 매크로 환경도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도체맨 A씨는 업황에 대해 “수급 우려로 주가가 눌려있는 지금이 기회라고 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문가의 기고를 보여주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눌려있던 D램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공급의 증가율은 둔화되면서 빠르게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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