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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비결]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 쿠페빵만 하루 1만 개 파는 일본 동네 빵집

이와테현에서 3대째, 지역 공헌 최우선 "체인점 낼 생각 없어"…전통 방식에 트렌드 접목

2022.08.16(Tue) 10:07:58

[비즈한국] 지역에서 제일가는 가게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최근 일본 경제지 ‘닛케이트렌디’는 “지역에서 사랑받는 점포들을 파고들었더니 ‘지역 공헌’ ‘독자적인 상품’ ‘엔터테인먼트성’ 등 공통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특히 애프터 코로나에는 매스마케팅보다 지역밀착형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보다 지역에 뿌리를 잘 내리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일본 인기가게에서 장사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힌트를 소개한다.

 

일본 이와테현의 후쿠다빵. 빵 안에 다양한 내용물을 넣어 먹는 쿠페빵을 하루 1만 개씩 판다. 주문을 받으면 내용물을 넣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이와테현 관광 공식홈페이지

 

‘지역밀착형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빵집이 이와테현에 있다. 1948년 창업한 ‘후쿠다빵’이다. 닛케이트렌디에 따르면 “다양한 쿠페빵이 인기를 끌며 70년 넘게 현지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쿠페빵은 핫도그번처럼 납작하게 생긴 빵인데, 일본에서는 급식으로 자주 나와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간식이다. 그냥 먹으면 맛이 다소 심심하기 때문에 반으로 갈라서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후쿠다빵의 쿠페빵은 하루 1만 개가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테현 인구가 120만 명 정도이니, 그야말로 지역민의 소울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받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지역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후쿠다빵은 3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모두 이와테현에 있다. 슈퍼마켓이나 학교에도 빵을 공급하는데, 역시 이와테현 내 기업과 학교가 우선이다. 

 

3대째 이어지고 있는 후쿠다빵. 동네 빵집으로 지역을 지켜온 것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한다. 사진=이와테현 관광 공식홈페이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후쿠다 기요시 사장은 “점포 수를 쓸데없이 늘릴 생각이 없고 전국에 체인점을 낼 생각도 없다”며 “분수에 맞는 장사를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2010년대 중반 TV 맛집 프로그램에 다수 소개되어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몰려들었을 때도 이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후쿠다 사장은 “우리는 동네 빵집이며, 지역을 계속 지켜온 것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오래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견을 더했다. 실제로 모리오카시에 위치한 본점 안에는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타 지역에 점포를 내지 않는 배경에는 “사람들이 모리오카시를 방문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도쿄 긴자에 있는 ‘이와테현 지역 토산품점’에 한 달에 한 번 쿠페빵을 제공하는 정도다. 빵을 접하고 조금이라도 이와테현이나 모리오카시에 흥미를 갖기를, 그래서 관광지로 찾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같은 지역 사랑은 코로나19 대처에서도 엿보인다. 후쿠다빵 본점은 모리오카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 번화가에 있다. 코로나19로 인근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뭔가 돕고 싶었던 후쿠다 사장은 매출이 급감한 주변 선술집과 경양식집 메뉴를 사들여 쿠페빵에 넣어 팔기 시작했다. 

 

쿠페빵 사이에 단팥크림이나 땅콩버터, 잼을 바르거나 달걀 혹은 샐러드 등을 넣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진=이와테현 관광 공식홈페이지

 

보통은 쿠페빵 사이에 단팥크림이나 땅콩버터, 잼을 바르거나 달걀 혹은 샐러드 등을 넣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상품은 참신하다. 선술집 메뉴로부터 나온 것이 ‘야마야 교자샌드’. “약간 진한 맛의 양념교자와 담백한 쿠페빵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지역 와규(일본 소고기) 브랜드인 ‘이와테규’의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자 ‘이와테규 불고기 쿠페샌드’를 만들었다. 포만감이 가득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후쿠다빵이 70년 넘게 사랑받아온 또 다른 비결은 대기업과 견줘도 지지 않을 독자적인 상품이 있다는 점이다. 가게에서 선보이는 쿠페빵은 자체 발효기술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함을 자랑한다. 수고로움이 드는 전통 발효방식을 창업 당시부터 계속 지켜온 덕분이다. 사이즈와 식감은 시대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왔다. 

 

판매방식도 전통을 고수한다. 주문을 받고 나서야 내용물을 발라 건네주는 것. 쿠페빵 안에 넣을 수 있는 재료의 수는 50가지 이상. 2개까지 선택할 수 있으니 조합은 수백 가지가 된다.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고르는 재미와 더불어 눈앞에서 리듬감 있게 재료가 발라져 가는 모습은 고객들에게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 다가온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필수가 됐고 직원들의 미소를 전달하기 어렵지만, 그 시간 동안 고객과 소탈한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묘미다. 

 

빵집 내부에 적힌 메뉴들. 쿠페빵 안에 넣을 수 있는 재료의 수는 50가지 이상이다. 사진=온라인쇼핑몰 팡무스비

 

“왠지 가고 싶어지는 빵집을 꿈꾼다.” 후쿠다 사장은 “남녀노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장소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본점은 2007년 리뉴얼했으나 “일부러 복고풍 분위기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고객들이 부담 없이 들러줬으면 해서다.

 

운영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을 묻자 후쿠다 사장은 “빵집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심야·새벽 작업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 만들 수 있는 상품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종업원을 소중히 여겨 고용 안정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 

 

후쿠다 사장은 “최근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무리하게 급히 추진하다보면 탈이 나는 법이니, 너무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단다. 그는 “가게에 온 사람이 또 다시 찾아오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면서 “오래 지속하는 것이 지역 공헌으로 이어질 테고, 그런 노력을 주민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외신프리랜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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