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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드라마에서 캐릭터 세계관까지…" 우리 제약업계가 달라졌어요

보수적 분위기 타파하고 콘텐츠 마케팅으로 MZ세대 어필…건기식 등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변화

2024.04.12(Fri) 17:18:11

[비즈한국]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제약업계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전에는 소비자에게 건강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웹 드라마를 제작하고 세계관을 가진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는 등 색다른 시도가 잇따른다. 제약업계가 MZ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다양한 사례를 살펴봤다. 

 

대웅제약 유튜브 D-오피스 설 특선 ‘우투부 비밀 회담’편. 사진=대웅제약 제공

 

#제약업계가 웹 드라마를 왜 찍어?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튜브 웹 드라마 ‘D-오피스(디 오피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D-오피스는 ‘캐주얼하면서 포멀하게’, ‘급여체 사용’, ‘섭외 괴담’ 등 온라인 홍보팀 직원들의 일상을 각색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사면서 지난해 12월 3500명 수준이던 구독자 수는 12일 기준 4만 4600명으로 약 3달 만에 12배 성장했다. 현재까지 올라온 시리즈 7개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70만 회가 넘는다. 

 

D-오피스는 그동안 제약업계가 제작해온 콘텐츠와 결이 다르다. 제약업계는 주로 의학정보나 제약사 직무 소개 영상 등을 올려왔다. 이마저도 없이 제품 CF 영상만 올라오는 곳들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약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자체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을 비롯한 동아제약과 보령제약은 각각 ‘알약언니’, ‘보령수필낭독회’와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보령제약의 ‘보령수필낭독회’는 의사 수필의 감동을 나누기 위해 제작됐다. 사진=보령제약 유튜브 캡쳐

 

동아제약의 ‘알약언니’ 시리즈는 마음건강을 위한 상담 콘텐츠로 평균 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직장생활 슬럼프, 만나기만 하면 하소연을 늘여놓는 친구 등 구독자의 고민을 직접 신청받아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장 최근 신청을 받았던 3화의 경우 150여 개의 사연이 커뮤니티 댓글로 접수됐다. 보령제약의 ‘보령수필낭독회’는 작성한 에세이를 의사 본인이 직접 읽어주는 콘텐츠로 수어와 함께 제공된다.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국립장애인도서관에 기증되고 있다. 

 

반면 제약사임을 아예 드러내지 않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유한양행이 운영 중인 ‘건강의 벗’ 채널은 구독자 수가 21만 4000명으로 제약업계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가지고 있다. 제품 홍보영상 없이 오로지 건강 정보만을 전달한다. 닥터유의 건강이야기, 건강백과사전, 약은 김 약사 등이 대표 콘텐츠다. JW그룹은 ‘헬스피디아’ 채널을 통해 알쓸신약, 궁금하닥, 백세식탁 등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조회수는 10만 회를 훌쩍 넘는다. 

 

#캐릭터 개발 및 세계관 설정까지 "은근 본격적" 

 

유통업계에만 등장하던 세계관을 가진 자체 캐릭터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웅제약은 ‘아르미’라는 곰 캐릭터를 지난 1월 소개했다. 아르미는 호기심이 뛰어나며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강 유튜버’가 꿈이다. 아르미는 현재 대웅제약 유튜브 채널 ‘It’s 아르미 Time’, ‘건강 다 알웅’ 콘텐츠에 등장하고 있다. ‘It’s 아르미 Time’에서는 인턴이 된 아르미의 회사생활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건강 다 알웅’에서는 사회자로서 전문가 인터뷰를 한다. 

 

광동제약이 창립 58주년을 맞이해 제작한 캐릭터 ‘하얀 거북이’. 사진=광동제약 제공

 

앞서 광동제약은 창립 58주년을 맞이해 ‘하얀 거북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의 상징인 거북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로, 탈부착이 가능한 등껍질을 메거나 타고 빠르게 이동하며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설명이다. 귀에 착용한 빨간 헤드폰은 주변의 작은 이야기까지 흡수해 저장하는 기능을 갖췄다. 세계관도 독특하다. 토끼의 간을 구해오라는 미션에 따라 육지에 올라온 이 거북이는 토끼를 만나기는 했지만 간을 구하는 대신 광동제약의 제품을 소개받아 용왕을 치료했고, 이후 건강에 대한 공부를 더하기 위해 육지에 남았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동화약품은 ‘동화패밀리’라는 캐릭터를 개발해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알약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화패밀리는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동화’와 그녀의 주변 가족들로 구성된다. 각자의 특징도 확실하다. 할아버지의 경우 ‘동화패밀리의 정신적 지주. 독서와 바둑이 취미다. 평소엔 온화하지만 바둑 승패에 따라 성격이 돌변한다’고 소개된다. 가족 7명과 반려견 ‘동팔’로 구성된 동화패밀리는 동화약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등장하고 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컨셉인 ‘동화’의 소개란. 사진=동화약품 제공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약회사가 건강기능식품 생산을 늘리면서 과거와 달리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 대한 필요도가 생겨났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보니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인지도가 올라가면 이전보다 훨씬 적은 노력을 들여 오랜 기간 홍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식품업계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제약업계에서도 유튜브나 체험형 콘텐츠 등으로 재미를 추구하거나 브랜드를 내재화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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