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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원인 그대론데 '페이코인' 부활…가상자산 재상장 기준 두고 논란

국내 사업 포기하자 재상장…업계 기준은 모호하고, 금감원 기준은 강제성 없어

2024.05.14(Tue) 17:53:14

[비즈한국] 국내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던 ‘페이코인’이 재상장했다. 하지만 상폐 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 가상자산 상장·폐지 기준을 두고 논란에 불이 붙었다.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를 가상자산 제도화의 원년으로 보는 가운데, 세밀한 상장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결제사업을 중단한 페이코인의 가상자산(PCI)이 원화 거래소에서 퇴출된 지 1년 만에 재상장했다. 가상자산의 상장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코인원 제공


전자지급결제(PG) 업체 다날의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이 원화 거래소에 재상장했다. 4월 15일은 ​코빗, 19일은 ​코인원에서 거래가 재개됐다. 페이코인은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더불어 지난 1년 사이 원화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한 두 번째 가상자산이다. 위믹스는 2022년 12월 상장 폐지됐으나, 2개월 만에 코인원을 시작으로 고팍스, 빗썸, 코빗에서 거래가 재개됐다.

 

페이코인의 복귀는 2023년 4월 14일 국내 5개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가 모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결정으로 거래 지원이 종료(상장 폐지)된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결제 사업을 하던 페이코인은 실명계좌 발급 실패, 결제 사업자 신고 불수리 등의 사유로 지난해 원화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국내 결제 사업을 포기하면서 퇴출 사유가 해소돼 재상장하게 됐다.

 

짧은 시간에 원화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한 가상자산이 두 개나 나오면서, 진입장벽이 낮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증권시장에선 상장 폐지된 종목의 재상장 사례가 드물다. 재상장 조건에 부합하기 어려워서다. 파이프 생산업체 ‘애강(현 TKG애강)’은 2002년 부도로 상폐됐다가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재상장했는데, 증시 사상 50년 만의 첫 사례였다. 이후 알루코(옛 동양강철), JS전선, 진로, LS네트웍스(옛 아티스), HL만도, 지누스(옛 진웅기업) 등이 재상장에 성공했지만, 모두 5~14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텨야 했다.

 

이처럼 거래소마다 가상자산의 신규 상장과 폐지가 난무하면서, 이용자보호법의 시행을 앞둔 지금도 시장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은 거래소 진입과 퇴출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락해 투자자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코인은 2023년 3월 31일 상장폐지가 확정되자 가격이 50%까지 급락해 163원대를 기록했다. 코인원에서 재상장한 첫날인 4월 19일 최고가 359원을 기록했지만, 그 뒤로 꾸준히 하락해 5월 13일 기준 종가 174원까지 내려갔다. 상장 폐지 결정 후 보유 자산을 매도한 투자자나, 재상장 후 매수한 투자자는 손해를 본 셈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마다 가상자산의 신규 상장과 폐지는 활발하다. 위믹스와 페이코인을 둘 다 재상장한 코인원의 경우, 올해(1월 1일~5월 13일) 신규 거래 지원을 시작한 가상자산 수가 38개에 달했다.

 

나머지 원화 거래소의 신규 가상자산 수는 △빗썸 27개 △코빗 17개 △고팍스 15개 △업비트 9개 순이다. 금융위원회가 2021년부터 발표한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 반기마다 원화·코인거래소를 통틀어 150개가 넘는 신규 가상자산이 상장된다. 국내에 유통되는 가상자산 수는 2023년 상반기 기준 622종이다. 이 중 한 거래소에서만 취급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366개(59%)나 된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2023년 3월 거래지원 공통 기준을 발표했지만,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붉은 색 테두리 내용은 거래 종료한 가상자산의 재상장 기준.

 

하지만 가상자산의 상장 및 폐지 기준 마련은 미흡하다. 현재 신규 상장에만 DAXA(닥사)가 2023년 3월 발표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만 기준이 두루뭉술하다.

 

예를 들어, 거래지원 재개(재상장) 기준을 ‘거래지원 종료일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경우’와 ‘일정 기간이 지났더라도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소멸했음이 분명한 경우’로 명시했는데, 발행사가 상장 폐지 사유만 해결하면 어렵지 않게 재상장이 가능한 셈이다.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서 재상장 조건을 △기간(상장 폐지일로부터 5년) △기업 규모 △자기자본 △경영성과 등으로 까다롭게 마련한 것과는 상반된다. 닥사 회원사인 5개 원화 거래소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한계다.

 

가상자산의 거래지원 종료가 빈번하지만, 상장폐지 가이드라인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닥사는 거래지원심사 공통 기준을 공개할 당시 “거래지원 종료 공통 기준의 초안 협의를 완료해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1년이 넘은 지금도 완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닥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 논의 중”이라며 “거래 종료는 신중하게 고려할 사안인 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상장 기준을 포함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준수 모범 사례’를 준비하고 있으나 자율규제에 그친다. 모범 사례는 닥사와 달리 코인 거래소까지 아우르는 공통 기준​으로, 현재 전체적인 틀이 마련돼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용자보호법 시행 전에 발표될 것”이라며 “자율규제안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라고 말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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