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수소차·FCEV) ‘넥쏘’의 신규 모델이 출시됐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넥쏘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그러나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아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는 없다. 최근 수소차 판매량이 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정도다. 중국의 경우 현지 업체들이 수소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어 현대차의 중국 공략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수소차를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넥쏘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자동차업계 관심이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6월 10일 ‘디 올 뉴 넥쏘(넥쏘)’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넥쏘는 2018년 3월 첫 출시된 현대차의 수소차 모델이다. 이번에 출시된 넥쏘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번 넥쏘가 수소 에너지 비전과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넥쏘는 3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넥쏘의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후 기준으로 △익스클루시브 7644만 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7928만 원 △프레스티지 8345만 원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2250만 원과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보조금 700만 원~1500만 원 가량을 모두 지원 받으면 시작 가격 기준 약 3894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해질 수 있다.
문제는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수소차에 비하면 성장세에 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는 지난해 5월 말 2609만 6410대에서 올해 5월 말 2637만 9563대로 28만 3153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소차 등록대수는 3만 5542대에서 3만 7623대로, 전기차는 59만 1597대에서 75만 4106대로 각각 5.8%, 27.4% 증가했다. 지난 1년 간 늘어난 차량에서 수소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73%,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7.39%로 차이가 크다.
수소차 판매 부진은 부족한 수소차 충전 인프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있는 수소차 충전기는 408개에 불과하다. 반면 전기차 충전기는 전국 39만 4123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 판매량 감소는 차량 가격, 인프라 부족, 안정성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수소차는 보조금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가격이 높고, 전기차에 비해 유지비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수소차 인프라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4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기차·수소차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충해 친환경 미래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겠다”며 “현대차 등 완성차기업은 물론 부품기업의 미래차 산업전환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수소차 시장이 살아난다고 해도 해외 시장 개척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2023년 1만 6413대에서 2024년 1만 2866대로 21.61% 감소했다. SNE리서치는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생산·저장 비용 문제, 경제성 확보의 어려움 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확충, 상용차 시장 확대, 수소 생산비 절감 등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공공 민간 협력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소차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미국 애틀랜타 유세에서 “우리는 수소차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수소차는 문제가 있는데 폭발하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수소차에 대한 수요가 비교적 높다. 지난해 수소차 판매량 1만 2866대 중 55.29%인 7113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수소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가 판매한 수소차는 총 5976대로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46.45%를 차지한다.
실제 수소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국 공략에 성공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2035년까지 130만 대의 수소차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국가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은 상용차 중심의 수소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버스 제조사 위통은 지난해 1137대의 수소버스를 판매했다. 수소차는 승용차보다 상용차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충전 시간이 전기차에 비해 빠르고, 주행거리가 더 길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수소 버스 일렉시티와 유니버스, 수소 트럭 엑시언트 등 상용차를 제조하고 있지만 넥쏘만큼의 관심은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현대차가 수소승용차 시장에서는 앞선다는 평가지만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 일본 토요타가 미라이와 크라운을 앞세워 수소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3.39%에서 2024년 14.90%로 급감했다. 토요타는 2026년 ‘새로운 시스템’을 갖춘 수소차 출시를 예고하는 등 절치부심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쏘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면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진다. 반대로 넥쏘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최소한 수소승용차 시장에서 확실한 위치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인지 현대차는 넥쏘 출시 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넥쏘 구매, 유지비 지원, 중고차 잔존가치 보장 등으로 구성된 ‘넥쏘 에브리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넥쏘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린다”며 “넥쏘와 함께하는 모든 경험을 책임질 넥쏘 에브리케어 프로그램은 수소차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확신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
[단독] '코오롱 임대주택 개발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 건설업 폐업 신고
·
[단독] 보증금 반환 못 한 서울시 사회주택, 국세 체납해 압류까지
·
[비즈피플] 신성통상 자진 상폐 재추진, 염태순 회장 비난 받는 까닭
·
[단독] 하림그룹 공익법인 하림애니멀클리닉, 농장 방역 시스템 신사업 본격 추진
·
펫보험 전문 '마이브라운' 출범…'집사들' 기대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