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이재명 "K-컬처 플랫폼 육성" 공약…CJ ENM 둘러싼 '기대감'

티빙·웨이브 합병으로 기대 높아져…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 경영리더도 주목

2025.06.19(Thu) 10:30:01

[비즈한국] 증권가에서는 최근 이재명 수혜주로 CJ ENM을 거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 관련 공약이 CJ ENM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CJ ENM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받았던 기업이다. 보수 성향 영화를 배급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등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CJ ENM은 이미지 개선이 숙제로 꼽힌다. CJ ENM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근무 중이다. 이경후 경영리더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을 발판 삼아 존재감 강화에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사진=CJ ENM 제공


#박근혜·윤석열 ‘그림자’ 완전히 지워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0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이다. 구체적인 합병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 업계에서는 현 지분율을 감안했을 때 CJ ENM이 합병 법인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CJ ENM에 대해 “새 정부와 관련이 높아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후 국내 가입자 수 기준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2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 강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K-컬처 플랫폼 육성, 문화 재정 대폭 증액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최종 완료되면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전부터 국산 OTT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5월 평택시에서 펼친 대선 유세에서 “OTT 같은 플랫폼도 나라가 지원해서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5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뭐든 국유화해서 빼먹을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경기도가 수백억 원을 쏟아부어 만든 수십 개의 공공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어떤 앱은 다운로드 횟수가 100개도 되지 않고 망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국회의원 300석 중 과반 이상인 167석을 차지한다. 민주당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야당의 반대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민주당도 CJ ENM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CJ ENM의 과거 행보 때문이다. CJ ENM이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과 ‘국제시장’, 2016년 개봉한 ‘인천상륙작전’ 등은 모두 보수 진영을 겨냥한 영화로 평가 받는다. 다만 그 배경에는 정권 차원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CJ가 좌파적 성향을 보인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고, 영화를 잘 만드는 소양이 있으니 방향을 바꿔 잘해 준다면 나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2022년에는 CJ ENM이 운영하는 채널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출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다. 당시 CJ ENM 대표이사는 강호성 전 대표였다. 강 전 대표는 검사 출신으로 1997년 윤 전 대통령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1년간 같이 근무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정치권력의 방송 개입과 미디어 재벌의 자발적 충성이 빚어낸 촌극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거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다가올 신권언유착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J ENM은 당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들어 ​민주당이 ​CJ ENM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CJ ENM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만큼 이미지 개선이 향후 숙제로 꼽힌다.

 

서울시 마포구 CJ ENM 센터. 사진=CJ ENM 제공


#2분기부터 수익성 회복 전망

 

CJ ENM이 주목 받는 이유는 또 있다. CJ ENM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남편 정종환 CJ ENM 경영리더와 함께 근무 중이다.

 

이재현 회장은 슬하에 이경후 경영리더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보수적인 재벌가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이선호 경영리더가 차기 CJ그룹 총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아직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CJ그룹 지주사인 CJ(주) 주주는 보통주 기준으로 △이재현 회장 42.07% △이선호 경영리더 3.20% △이경후 경영리더 1.4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재현 회장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이선호 경영리더는 과거 변종대마 밀반입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는 등 여러 구설수에 휘말렸다. 따라서 누나인 이경후 경영리더가 경영 능력을 입증하면 그룹을 승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최근 CJ ENM의 실적은 좋지 않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 1541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조 1383억 원으로 1.37%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억 원에서 7억 원으로 94.29% 감소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 등의 영향으로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아쉽다”며 “특히 고정비를 커버해줘야 하는 TV 광고 매출이 부진하고,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손익 개선 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J ENM으로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CJ ENM이 이 대통령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선 상당히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2분기부터는 실적 회복도 예상하고 있다. CJ ENM은 5월 IR 자료를 통해 “웰메이드 콘텐츠 및 라이브 커머스 통한 성장으로 2분기부터 수익성 회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신한·우리금융, '전환 금융' 스타트…이재명 정부 '탄소중립' 기조 발 맞추나
· 이재명 수소차 공약 실현될까…현대차 넥쏘에 시선 쏠리는 까닭
· 네이버·구글·쿠팡에 닿은 칼끝, '온플법' 어디로 가나
· [단독] '코오롱 임대주택 개발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 건설업 폐업 신고
· [단독] 보증금 반환 못 한 서울시 사회주택, 국세 체납해 압류까지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