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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플랫폼 기술' 미국 FDA 승인, 국내 신약개발 판도 바꿀까

머크 '키트루다 큐렉스'에 적용, 연간 최대 1조 수익 전망…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도 '기대주'

2025.09.22(Mon) 12:41:41

[비즈한국]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는 쾌거를 이뤘다. 신약이 아닌 제형 변경 플랫폼을 통해서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에 적용돼 연간 최대 1조 원의 로열티 수익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플랫폼 기술 확보를 향한 관심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알테오젠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이 탑재된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에서 출시된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는데, 키트루다의 SC(피하주사) 제형 의약품이다. 키트루다는 IV(정맥주사) 제형의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췌장암, 난소암, 위암, 두경부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29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295억 달러(41조 원)를 기록한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다.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는 2029년, 유럽 특허는 2031년 만료되는 상황에서 머크가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더라도 키트루다의 시장 장악 효과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키트루다 큐렉스의 특허는 2039년 만료된다. 약물 투약에 30분~1시간가량 소요되는 IV 제형보다 1~2분 이내 끝나는 SC 제형이 환자에 주는 편의성이 높은 만큼 키트루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키트루다 큐렉스로 옮겨질 공산이 크다.

 

머크도 2028년이 되면 키트루다의 매출 절반 이상을 키트루다 큐렉스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SC 제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알테오젠이 머크로부터 한 자릿수 중반의 비율로 로열티를 받게 되면 연간 1조 원 가까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할로자임과 특허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기존 IV 제형 바이오의약품을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 특허를 보유한 곳은 세계에서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둘 뿐. 지난해 11월 머크가 할로자임을 상대로 먼저 SC 제형 기술 ‘엠다제’ 관련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고 할로자임은 올 4월 머크를 대상으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등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도 ALT-B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머크와 알테오젠 모두 특허 이슈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알테오젠이 2014년부터 SC 제형 전환 기술 개발을 시작해 11년 만에 FDA 승인이라는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술이 한층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개별 신약 후보물질 R&D(연구개발) 성패에 기업가치가 좌우됐다면 다양한 의약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FDA 승인은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신규 파트너사가 확신을 얻는 데 일조해 신규 기술이전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중 FDA 승인에 따른 수백억 원 규모의 단계별 마일스톤을 인식하고 4분기 실적에 판매에 따른 마일스톤이 반영될 것”이라면서 “유럽에서도 올 4분기 키트루다 큐렉스 승인이 예정되는 등 전 세계 승인도 마무리 수순이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것은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를 시작으로 9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중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라즈클루즈(국내명 렉라자)’ 정도만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가켐바이오의 '콘쥬올'과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가 알테오젠의 'ALT-B4'의 뒤를 이을 플랫폼 기술로 꼽힌다. 사진=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의 뒤를 이어 주목받는 플랫폼 기술은 리가켐바이오의 ‘콘쥬올’과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다. 두 기업은 각각의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두드러진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후보물질 및 원천기술을 13건에 걸쳐 총 10조 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1조 원 규모의, 2023년 12월에는 얀센 바이오텍에 2조 2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중항체 개발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BBB(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높고 안전성이 우수한 플랫폼 ‘그랩바디B’, T세포(면역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표적으로 하는 ‘그랩바디T’, 면역조절제 PD-L1과 LAG-3을 표적하는 ‘그랩바디I’ 등 총 3가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 4월 그랩바디B를 활용해 복수의 신규 타깃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4조 1104억 원에 이르는데 단일 기술수출 계약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가장 큰 규모는 알테오젠이 2020년 6월 머크에 ALT-B4 기술수출을 한 것으로 4조 6770억 원이었다.

 

이밖에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일라이릴리의 비만 신약 후보물질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디앤디파마텍은 주사제를 경구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오랄링크’에 기반한 비만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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