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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무산…소소뱅크·소호은행 재도전 밝혀

대주주 확실성, 자본력에서 4개 후보 전원 탈락…이재명 대통령 재임 중 취약 계층 위한 은행 설립 기대

2025.09.22(Mon) 15:49:07

[비즈한국]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탄생이 무산됐다. 금융위원회가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신청업체 중 단 한 곳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명확성과 자본력 위주로 평가해 제4 인뱅에 도전한 업체 중 적합한 곳이 없다고 봤다. 예비 심사 인가 결과가 예정보다 수개월 지연된 끝에 전원 탈락 결과가 나오면서, 후보 현황에 눈길이 쏠린다.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 심사 결과, 4개 후보가 모두 탈락했다. 사진은 지난 4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대해 설명하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 사진=KCD 제공

 

금융위가 9월 17일 제16차 정례 회의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밝혔다.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 곳은 △소소뱅크 △한국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로, 4개 컨소시엄 모두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인뱅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는 3월 중 진행됐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렌딧을 주축으로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했던 유뱅크 컨소시엄과, 더존비즈온을 중심으로 DB손해보험, 신한은행 등이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모두 신청을 포기했다. 유력 후보들이 손을 떼면서 제4 인뱅 추진에 힘이 빠졌다는 평이 나왔는데, 결국 남은 후보 중 아무도 인가를 받지 못했다.

 

예비인가 심사 결과는 6월 중으로 예정됐으나 미뤄지다가, 조기 대통령 선거와 금융당국 수장 교체가 이뤄진 후에야 나왔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금융·내부통제·회계·IT·소비자·핀테크 등의 전문가 10인으로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가 합숙 평가를 한 끝에 후보 전원 탈락이 결정됐다.

 

금융당국은 결과 발표가 늦은 이유로 “신청자가 제출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보완을 요청하면서 심사가 지연됐다”며 “심사 기간은 2개월이지만 신청 서류를 보완하는 기간은 심사 기간으로 산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권 교체로 인한 지연이라는 추측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당국이 직접 부인했다. 금융위는 “이번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새 정부 출범과 연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결과는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금융감독원 심사를 토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공통적인 탈락 사유는 자본력의 부족이었다. 2015년, 2019년, 2024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기준을 비교해보면 ‘자본금 및 자금 조달 방안’ 항목의 점수가 2015년, 2015년에는 100점이었으나 2024년에는 150점으로 대폭 상향됐다(총점 1000점 기준).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계획과 실현 가능성’ 항목도 2024년에 새로 배정(50점)됐다. ‘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 항목은 같은 기간 100점에서 50점으로 비중이 줄었다.

 

유력 후보였던 한국소호은행은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을 포함해 주요 금융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했지만, 대주주 자본력과 영업 지속 가능성에서 제동이 걸렸다. 한국소호은행 대주주는 컨소시엄을 이끌었던 한국신용데이터(KCD)로, 적자를 이어온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KCD는 2023년 291억 원, 2024년 381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각 신임 수장을 맞이했다. 사진은 9월 16일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회동을 한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재수생’ 소소뱅크는 대주주가 불투명하고 추가 자본 출자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된 곳으로, 중소기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소소뱅크는  2019년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예비인가 심사에도 지원한 적이 있으나 탈락했다. 이후 출자 의향서와 주주를 모아 재도전했으나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다만 소소뱅크 측은 심사 전 대주주를 특정했다는 입장이다. 소소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 당시에는 대주주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이후 IT 업체로 확정했다”며 “대주주가 정해진 후 자본금이 늘어 총 3225억 원을 확보했으나 탈락했다”라고 설명했다.

 

포도뱅크와 AMZ뱅크 또한 대주주가 불투명하고 자본력·추가 자본출자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포도뱅크는 ‘재외동포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목표로 한 컨소시엄으로,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등 재외동포 단체가 주축이 됐다. 금융사로는 메리츠증권 등이 주주로 이름을 올렸지만 투자 의향을 보이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진다. AMZ 뱅크는 농업인과 MZ 세대를 위한 챌린저뱅크(소규모 특화 은행)을 목표로 출범했다. 2024년 7월 농업 유통 법인 단체 등이 설립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예비인가 신청 당시 주주 구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제4 인뱅 컨소시엄이 모두 무산되면서, 후보들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은행업 취득 의사가 강했던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는 심사 결과가 나온 직후 다음 인가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구성이 비교적 모호했던 포도뱅크와 AMZ뱅크는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한국소호은행은 김동호 KCD 대표 명의로 “은행 인가를 담당하는 금융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인 까닭에 한동안 소강상태겠지만, 소상공인 전문 은행은 새 정부 임기 내에 분명히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취약 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긴다면 한국소호은행일 것”이라고 밝혔다. KCD는 스몰 라이선스 등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더라도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도 “기대와 달리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해 안타깝다”라며 “소상공인 중심의 디지털 금융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실현 가능한 모델로 다시 도전하겠다”라며 재도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당국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는 결과라고 밝혔지만, 업계서는 새 정부에서 정비를 거쳐 추진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취약계층을 위한 중금리대출 전문 은행을 공약으로 냈던 만큼 제4 인뱅이나 소상공인 특화 은행의 설립은 무산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하는 탓에 어느 조직에서 은행 인가를 담당할지부터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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