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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대통령 '생산적 금융'에 화답

5년간 80조 원 투입, 전 그룹 차원 프로젝트 추진…내년 3월 임기 종료, 연임 여부에 관심

2025.10.01(Wed) 16:38:53

[비즈한국] 우리금융그룹이 영업 구조를 기업금융 위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에 80조 원을 투입한다. 생산적 금융이란 금융 자원을 벤처 등 경제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공급하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주요 금융 의제 중 하나다. 우리금융이 새 정부 기조에 적극 발맞추는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인 것도 눈길을 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9월 29일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에 5년간 80조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이 생산적 금융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9월 29일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열고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73조 원, 포용 금융에 7조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브리핑에는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곽희필 ABL생명보험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강신국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자산운용 대표 등 7개 자회사 대표가 참석해 그룹 차원의 추진 의지를 보였다. 우리은행에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생산적 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생산적 금융 지원 방안은 투자 17조 원과 융자 56조 원으로 구성됐다. 투자는 △국민성장펀드 10조 원 △그룹 자체 투자 7조 원으로 나뉜다.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주요 정책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등 첨단전략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조성하는 대규모 투자 펀드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생산적 금융의 기반이기도 하다.

 

국민성장펀드는 애초 100조 원 규모였으나, 9월 10일 국민보고대회에서 150조 원으로 확대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금융권을 향해 “담보 대출 중심의 영업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 민간 자금이 이자 수익이나 부동산 투자에 쏠리는 것이 아닌, 첨단전략산업과 벤처 생태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이자장사’에 직접 제동을 건 셈이다.

 

우리금융의 참여는 150조 원 확대 이후 민간에서 처음 추진하는 사례로, 우리금융은 2026년부터 5년간 2조 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자체 투자는 △그룹 공동 투자 펀드 △모험자본 투자 △생산적 금융 펀드 등으로 구성됐다. 그룹 공동 투자 펀드는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털 등이 조성한 자금 1조 원을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며,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한다. 모험자본 투자는 첨단전략산업의 초기 스타트업부터 투자하는 것으로 우리투자증권이 추진하며, 생산적 금융 펀드는 자산운용사 계열사가 중심이 된다.

 

56조 원 융자(기업 대출)는 대기업, 중소기업, 지역 소재 기업, 벤처기업,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 등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중 ‘K-Tech’ 프로그램은 첨단전략산업의 핵심기업 1개사(대기업)를 중심으로 중견-중소-벤처까지 연결하는 것으로 5년간 19조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포용 금융의 경우 7조 원을 서민 금융 대출 확대를 위한 유동성 공급에 집중했다. 수혜 대상은 매년 11만 명씩 총 55만 명으로 예상했다. 저신용자와 성실 상환자의 금융비용 경감을 위한 금리 인하 혜택도 제공한다. 우리금융은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배드뱅크’ 지원에도 1000억 원을 배정했다. 배드뱅크란 부실자산·채권 등을 정리해 장기 채무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제도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일 ‘새도약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배드뱅크를 출범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구조를 기업금융 위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금융은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 구조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대출 비중을 50%에서 60%까지 늘리고, 56조 원 융자를 통해 5년간 4%였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늘어난 자본 투입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투자 17조 원의 경우 지난 5년간 투자 실적의 2배 규모이며, 포용 금융에 투입하는 자금은 이전 대비 약 40%(5조 원→7조 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자산 리밸런싱, 그룹 신용 평가 모형 고도화, 동일 기업의 투자 중복 여부 모니터링 등의 대응책을 내놨다. AI를 활용해 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기업여신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해 지원 대상 선정, 서류 진위 검수, 여신 사후관리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대대적인 투자로 이재명 정부의 기조를 적극 따르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이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한 날은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개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진 날로, 이날 이 위원장은 은행에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펀드 참여를 독려했다.

 

임종룡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 정책에 맞춘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는 정권 교체의 영향을 받는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셀프 연임’을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임종룡 회장 또한 지난 정권에서 인사 물갈이를 거쳐 2023년 3월 취임했다. 3년 임기 후 재임이 점쳐졌으나, 계엄 사태로 정권이 조기에 바뀌면서 연임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임기 중 증권사·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금융사고와 부당 대출 사건으로 인한 ‘감점 요소’가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임종룡 회장은 브리핑에서 “126년 동안 우리나라의 근대화·산업화를 견인한 우리금융그룹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라며 추진 의지를 보였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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