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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공연하는 콜드플레이, K팝은 언제쯤?

케이팝포플래닛, 5대 엔터사 '저탄소 콘서트' 보고서 발간 "YG 가장 앞서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노력 미미"

2025.11.08(Sat) 16:54:35

[비즈한국] 지난 4월,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내한으로 한국이 들썩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내한 공연이라는 화제 외에도 콜드플레이가 남기고 간 건 또 있다. 콜드플레이는 관객들에게 공연장 입장 시 콘서트에 사용되는 LED 손목 밴드를 나누어주고 공연이 끝난 후 회수하는데, 전 세계 도시마다 회수율을 공개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부추겼다. 그간 일본 도쿄가 반납률 97%로 1위였는데, 이번 공연에 한국이 99%를 달성하면서 1위에 올랐다. 

 

이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2019년 탄소배출을 이유로 월드투어를 중단했다. 친환경적인 탄소 중립 투어를 만들 때까지 투어를 중단하고, 모든 투어를 환경에 유익한 활동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콜르플레이 등 세계적인 스타의 콘서트와 같이 K팝도 저탄소 콘서트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영동대로 K팝 콘서트 행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임준선 기자


콜드플레이를 비롯해 빌리 아일리시, 매시브 어택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은 ‘탄소중립 공연’을 표방하며 재생에너지 활용, 폐기물 감축, 관객 이동 관리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음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K팝은 어떨까.

 

K팝 팬들이 만든 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이 최근 발간한 ‘저탄소 콘서트, 케이팝을 구할 새로운 무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엔터테인먼트 기업(CJ이엔엠·하이브·JYP·SM·YG) 중 가장 체계적으로 저탄소 공연을 시도하는 곳은 YG 엔터테인먼트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라이브 공연의 탄소 배출 영역을 △에너지 △이동 △폐기물 △음식 등 4가지로 나누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YG는 블랙핑크의 ‘BORN PINK(본핑크)’ 서울 콘서트부터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공연보고서’를 발간해 공연별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공개했다. 또한 2030년까지 모든 공연을 지속가능 공연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직접적인 탄소 감축 활동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와 협력해 아티스트·스태프·관객 이동과 숙박, 폐기물, 전기 사용량 등을 산정했다. 다만 측정의 결과물인 구체적인 배출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브는 엔터사 중 유일하게 일부 공연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전기차를 일부 배치했다. 다만 공연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이나 탄소 관리 활동은 부재한 것으로 평가됐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사옥에 사용되는 전력은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했지만, 공연 분야에서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은 뚜렷하지 않다. 

 

CJ이엔엠은 매년 케이팝 페스티벌 ‘KCON(케이콘)’, 글로벌 케이팝 시상식 ‘MAMA AWARDS(마마 어워즈)’ 등을 개최한다. 다만 기업 전반의 ESG 경영 차원에서 2030년까지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2050까지 탄소중립 달성 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공연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상황이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음악 산업 전체 배출량의 70% 이상이 공연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하면서 콘서트에서 재생에너지 배터리를 사용하는 등 실질적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미국 포톨라(Portola) 페스티벌이 100% 배터리 무대를 실현했고, 빌리 아일리시는 태양광 패널로 공연 전력을 자체 생산했다. 콜드플레이는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고, 자전거 발전기를 설치해 관객 참여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부 기업이 현수막 업사이클링이나 친환경 굿즈 제작 등 폐기물 감축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감축 목표나 재생에너지 활용은 뚜렷하지 않다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공개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K팝이 세계적 영향력에 걸맞은 ‘탄소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연 전 과정의 탄소 배출 측정 및 감축 계획 △재생에너지 사용 △아티스트의 기후위기 메시지 확산 △공연장 폐기물 최소화 △이동 과정의 탄소 절감 등 5대 과제 등을 제안했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저탄소 콘서트는 케이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막강한 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해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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