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교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펫사업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교는 펫케어 시장 진출을 위해 적자 상태였던 하울팟을 인수했지만, 인수 이후에도 실적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신사업인 시니어 케어 부문 역시 적자가 이어지면서 신사업 전반이 대교의 실적 회복을 늦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펫시장 뛰어든 대교, 1년 성과는 미미
교육기업 대교가 반려동물 전문기업 ‘하울팟’을 인수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11월 대교는 펫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히며 하울팟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대교는 2023년 2월 약 20억 원을 투입해 하울팟 지분 31.5%를 확보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추가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59.83%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울팟은 2015년 삼성전자의 가전 디자이너 출신이 창업한 프리미엄 반려동물 기업이다. 애견용 집·침대·식기 등 자체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반려동물 호텔, 유치원, 미용 서비스 등을 결합한 ‘케어클럽’도 운영 중이다. 현재 서초, 한남, 분당서현, 위례 등 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반려견 맞춤형 훈련 공간인 ‘하울팟 에듀센터’를 한남점에 새로 열었다.
대교가 하울팟 인수에 나선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펫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인수 당시 시장의 시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하울팟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울팟의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5억 원에 그쳤고, 같은 기간 누적 손실은 1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대교는 펫케어 시장 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하울팟을 미래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선택했다. 대교 관계자는 “본업인 교육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신사업, 미래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했다. 하울팟 인수는 이러한 신사업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에도 하울팟은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울팟은 지난해 4분기 3억 92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2분기에도 각각 2억 9500만 원, 3억 200만 원의 손실을 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손실액은 9억 원 수준이다. 대교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반영된 기존 마케팅 비용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하면 아직은 안정화 단계에 있다”며 “손익을 개선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면서, 인수 당시 제시했던 사업 확장 계획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대교는 하울팟을 인수하며 펫케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와 ‘펫시터’ 사업 진출 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행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앞서의 관계자는 “이전에 하울팟이 진행하던 서비스를 계속 강화하는 가운데 추후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며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실행 단계 등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3분기 적자 전환, 신사업이 발목 잡나
대교는 교육업계의 알짜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991년 ‘눈높이’ 학습지를 선보이며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왔고, 1994년부터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런 대교의 위기감이 불거진 것은 2020년부터다. 2020년 대교는 매출이 전년(7616억 원)보다 17.7% 감소한 6270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액은 280억 원을 기록하며 25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매출은 소폭 반등했지만 적자 상황은 이어졌다. 2021년 283억 원이던 영업손실액은 2022년 500억 원으로 급증했고, 2023년에는 27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손실액을 16억 원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1656억 원, 영업이익은 9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역시 흑자 흐름을 유지했지만 3분기에는 30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대교 측은 “시니어 사업 확대비용과 교육사업 내 유아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교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학령인구 급감을 꼽는다.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꾸려왔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했고, 교육 시장이 축소되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사업의 성과 지연도 실적 부진을 키운 요인으로 평가된다. 대교는 2021년 3월 오너 2세인 강호준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강 대표는 에듀테크·시니어 케어·펫케어 등을 신사업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취임 첫해 AI 기반 학습 콘텐츠 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았고, 2022년에는 시니어 케어 브랜드 ‘대교 뉴이프’를 출범시키며 고령층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반려동물 전문기업 하울팟을 인수하며 라이프케어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대교가 공들인 신사업의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신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니어 케어는 외형 성장은 빠르지만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대교의 시니어사업 매출은 2022년 9억 원에서 2024년 119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26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확대됐다.
대교 관계자는 “시니어 사업 등은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단계로 사업 확장 과정에서 투자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현 상황을 무리 없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본업과 신사업이 계획대로 자리를 잡으면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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