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잇단 사건·사고로 국회에 ‘찍힌’ 기업이 두 곳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쿠팡(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과 홈플러스 주인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김병주 회장)다. 두 사람 모두 국회 청문회 등에 비협조적인데, 사건이 먼저 불거진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이르면 이번주 중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쿠팡은 오는 17일 국회 청문회가 예고됐지만, 김범석 의장이 14일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해외 비즈니스 일정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 등이 확대돼 책임 소재가 있는 임원들을 지키기 위해 불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쿠팡은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도 잇따라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새롭게 미국 본사에서 수습할 인사를 파견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쿠팡 핵심 3인방, 국회 청문회 모두 불출석
국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14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사유서에서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영업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현재 해외에 거주하며 근무 중으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김 의장은 이달 2일과 3일 각각 열린 과방위와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도 불출석했고, 앞선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도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참했다.
김 의장뿐 아니라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도 잇따라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한승 전 대표는 “5월 말 대표이사 사임을 발표한 이후 관련 업무에서 모두 손을 떼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며 “본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고, 박대준 전 대표 역시 “이미 과방위와 정무위에 출석해 알고 있는 바를 모두 답변했고, 이후 이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해명했다.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발하고 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증인 3인방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책임에 대한 더 큰 국민적 분노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팡 측은 쿠팡 신임대표로 선임된 쿠팡Inc의 해럴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General Counsel)이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 대비해 미국 체류?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 야당까지 반발하는 상황에 쿠팡 측이 ‘미국’에 머무르는 안전한 대응 전략을 선택했다는 평이 나온다.
김범석 의장처럼 한국계 미국인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단기사채 부정 발행 의혹으로 이번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김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MBK파트너스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MBK파트너스·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쿠팡 역시 개인정보 유출 외에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고발 조치된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 수사가 확대될 것을 대비해 김 의장 등이 한동안 미국에 계속 체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륜은 손해배상 소송 외에 형사소송도 시작했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박대준 쿠팡 전 대표이사와 개인정보 업무 관계자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것. 각종 범죄 혐의 등을 추가로 모집해 수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김범석 의장이 청문회 참석을 위해 귀국할 경우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법조계 분석이다.
경찰은 이미 지난 9일부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을 주말에도 계속하고 있다. 14일까지 수사관 6명을 동원해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을 닷새째 압수수색했다. 경찰 측은 쿠팡이 보유한 디지털 자료가 방대해 자료 확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하지만,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책임론’을 거론한 만큼 경찰도 최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만일 김범석 의장이 귀국한다고 밝히면 수사 기관은 무조건 출국금지 조치를 해놓고 시작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김 의장은 방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겠냐”며 “미국에 계속 머무른다면 국회와 수사당국이 김 의장에게 어떤 조치를 하더라도 실제 처벌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수사흐름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 같다”고 귀띔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기준 바꾼다?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인정 "2차 피해는 없었다"
·
정보 유출 후 셀러들 "매출 급감"…쿠팡 '충성고객' 무너지나
·
쿠팡·SKT 사태로 쏟아지는 정보보호 입법 "신고는 빠르게, 처벌은 강하게"
·
[데스크칼럼] 쿠팡 3370만 개인정보 노출 사고 "별일 아니다"





















![[AI 비즈부동산] 25년 12월 2주차 서울 부동산 실거래 동향](/images/common/side0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