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검찰 해체' 공백 메우나…금감원 특사경에 '인지 수사권' 부여 검토

자체 혐의 포착으로 수사 가능, 사실상 '금융경찰' 탄생 예고

2026.01.05(Mon) 11:42:39

[비즈한국]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게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할 수 있는 ‘인지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중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은 사건’에 관해 수사를 개시·진행하도록 권한이 제한돼 있다. 이런 금감원 특사경에게 ‘첩보 인지 사건 수사 권한’을 주자는 것.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조정 및 해체 논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단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사진)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게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할 수 있는 ‘인지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복현 원장 취임 이후 파워 세져 

 

금감원 특사경은 민간인 신분이지만 검찰 지휘를 받아 경찰처럼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검찰 지휘 아래 직접 수사하는 조직이었는데, 지난 2022년 개편 후 수사 대상을 확대했다. 2024년에는 신속수사반과 디지털포렌식반도 신설했다. 수사 인력도 51명으로 늘어났다. 

 

검사 출신의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달라진 파워’를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금감원 특사경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직접 불러 소환조사했고, 지난 2025년 전·현직 기자 선행매매 사건을 수사해 2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동안은 ‘검찰의 칼’ 중 하나에 불과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금융위로부터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의결을 거쳐 이첩받거나 검사의 지휘를 받은 사건만 수사를 할 수 있다. 증선위 의결 과정부터 이첩 이후까지 검사의 지휘가 있어야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가능하기에 사실상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는다. 

 

정부는 이런 금감원 특사경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은 사건’에 한정된 특사경의 수사 범위를 확대해, 첩보를 바탕으로 한 ‘인지 수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지 수사권이 부여되면 금감원 특사경은 외부 지시 없이도 자체적으로 시장 감시를 통해 혐의를 포착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처럼 영장을 검찰에 신청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금융경찰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 셈이다.

 

#“주가조작 하면 패가망신” 정부 기조에 커지는 권한

 

이는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는 주가조작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거듭 “주가조작범들은 패가망신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 올해 검찰이 해체돼 직접 수사권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 감시의 최전선에 있는 금감원에 ‘검찰 권한 중 일부’를 넘겨주는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금감원 파견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기존 금감원 특사경은 전문성 있는 검찰의 수사관 같은 역할로 수사에 이바지했다”며 “만일 인지 수사권이 생긴다면 금감원은 첩보도 수집하고 다녀야 하며 동시에 수사도 직접 할 수 있게 되는 금융범죄 전문 경찰이 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조사부터 수사까지 일원화된 체계가 갖춰지면 주가조작 세력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긍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지 수사권까지 부여할 경우 금감원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들이 최근 대형 로펌에 자문위원으로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는데, 특사경이 생기고 나면 특사경 출신들이 대거 로펌이나 특정 기업에 합류해 ‘전관’처럼 사건에 개입할 것”이라며 “문제는 금감원이 수사기관이 아니기에 이에 대한 윤리의식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에서 ‘주가조작 사범’들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강한 점은 금감원 특사경 권한 확대에 긍정적인 배경이다. 여당에서도 관련 입법이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 최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범죄자가 범죄 과정에 투입한 ‘원금’까지 전액 몰수·추징하는 이른바 ‘주가조작 원금 몰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올해 가을 검찰 해체를 앞두고, 중수청이 신설되기 전에 ‘금감원 권한 확대’가 실현될지 법조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선 금감원 근무 경험이 있는 법조인은 “향후 정부 논의에서 특사경의 독립성과 수사 공정성을 확보하는 보완책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관건”이라며 “원래라면 검찰 해체 후 중수청이 금융범죄 수사권을 가져가야 하는데, 금감원이 ‘직접 인지 수사도 하겠다’며 숟가락을 얹으려는 형국이다. ‘로펌 기준 가장 돈 되는 사건’이라는 금융범죄 사건 수사권을 중수청과 금감원이 어떻게 나눠 가질지도 법조계가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부동산 인사이트] 5월 9일 이후, 매물이 풀릴까 잠길까
· [알쓸비법] 증거 없는 주장은 존재하지 않은 일로 간주된다
· [단독] 쿠팡 로저스 대표, 김범석 의장 살던 '사택'으로 주소지 이전
· [CES 2026] "운전석도 앞뒤도 없다"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 체험기
· 내부고발자 포상금 1억…'당근'으로 주가조작 잡을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