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제9대 김종출 사장 취임식이 거행됐다. 지난해 전임 사장 퇴임 이후 8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이 마침내 마무리된 것이다. 3년 임기의 KAI 사장은 단순히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선임하는 공공기관 대표를 넘어,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추진 중인 수많은 국방력 개선 사업과 해외 수출 전선에서 KAI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종출 신임 사장의 이력은 KAI가 처한 엄중한 현실에 부합하는 최적의 인선으로 평가할 만하다.
첫째, 소요군인 공군에서 쌓은 실무 경험과 방위사업청에서 다져온 사업관리 전문성은 경영 전반에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제8대 사장이 조종 및 시험비행 전문가였다면, 김 사장은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멤버로서 무인사업부장과 지휘정찰사업부장을 역임한 ‘획득 정책 전문가’다.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십수 년이 소요되는 대형 국방 R&D 사업의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KAI의 ‘포스트 KF-21’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최적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KAI는 현재 KF-21 이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김 사장이 이전에 담당했던 무인기 및 지휘정찰 분야의 전문성은 KAI가 추진 중인 초소형 위성 사업과 협동무인기(CCA) 시장 선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국무조정실 근무 경력을 통해 길러진 대정부 소통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FA-50, KF-21, LAH(소형무장헬기) 등 KAI의 주력 제품은 정부의 사업 타당성 검토와 구매 결정이 선행되어야 해외 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김 사장의 정무적 감각은 군과 정부,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이끄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훈련기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 분석 경험은 주력 기종의 성능개량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다. FA-50의 국산 AESA 레이더 장착 및 무장 확장, KF-21 ‘블록 3’의 군 소요 검증은 KAI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특히 KF-21 블록 3는 스텔스 기술과 내부 무장창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군 내에서도 논의가 분분한 상황이다. 김 사장은 분석적 시각으로 소요군을 설득하고, 수출 경쟁력과 작전 요구 성능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김종출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혁신과 도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R&D 문화를 강조하며 무인기·우주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필자는 기존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을 개척하는 ‘투 트랙’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 예컨대 KF-21 블록 3에 필요한 스텔스 기술을 현재 개발 중인 AAP AI 무인기에 먼저 적용하면, 무인기의 임무 능력이 확장되어 KF-21 및 FA-50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KF-21 스텔스 기능의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막대한 R&D 비용이 예상되는 성능개량을 창의적 방식으로 우회하는 접근도 검토할 만하다. 이를테면 KF-21에 내부 무장창을 도입하기 전에, 최근 미국 F-22 사례처럼 스텔스 형상의 외부 연료탱크를 개발하고, 미사일 제조업체와 협력해 반매립형 무장 장착대에 스텔스 형상의 신형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적용한다면 최소 비용으로 KF-21의 작전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8개월간의 리더십 공백은 KAI에 뼈아픈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인고의 기간이기도 했다. 항공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김종출 사장이 이끄는 KAI가 방산 종사자들의 기대를 성과로 증명해 내길 기대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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