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화솔루션이 기습적인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촉발된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금융감독원과 사전에 교감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자, 금감원이 즉각 “사전 협의나 승인은 없었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사측에 발언 경위에 대한 즉각적인 소명을 요구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개인주주 간담회’를 열고 2조 4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 배경과 향후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원영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습 유증에 대한 주주들의 항의에 “금감원과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다 말씀드렸다”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소통을 한다”고 밝혔다. 당국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보도된 직후 금감원은 즉시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한화솔루션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사전 협의나 승인은 없었다”며 “증권신고서 심사는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신고서 제출 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사전에 내용을 조율하거나 승인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은 한화솔루션 측에 이번 발언의 경위와 목적, 사실관계에 대해 즉각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소명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유상증자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면밀히 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4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달랐음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사측은 간담회에서 회사 관계자가 증권신고서 제출 의사를 사전에 구두로 알린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표현을 잘못했다고 설명하며 “마치 유상증자 계획을 금감원과 사전에 상의하고 양해를 구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개인의 실수이지 회사의 입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사는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예정 사실을 알린 것 외에 신고서 내용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거나 유상증자와 관련 양해를 구한 사실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또 부정확한 발언에 따른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주주에게도 사과를 표했다. 그러면서 “사전교감 오해를 받은 금감원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이번 잘못을 엄중히 인식하고, 향후 주주 소통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2조 397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조달 자금 중 1조 5000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9000억 원을 태양광 사업 투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규 발행 주식 수가 기존 주식 수의 42%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인 데다 자금의 상당 부분이 ‘빚 갚기용’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공시 당일 주가는 18.22% 급락했다.
주주들의 집단행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를 완료하고 유상증자 반대 지분 10% 확보에 나선 상태다. 액트를 통해 결집한 주주는 2500명 규모를 넘어섰다. 정치권에서도 “개미투자자의 자산을 증발시키는 경영”이라며 “주주 손실로 경영 실패를 타개하려는 행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화솔루션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4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사외이사 전원도 주식 매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정 CFO는 간담회에서 “최소한 2030년까지는 추가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며 “상반기 내 유상증자를 하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위험이 커지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주주가치 훼손 우려 사안으로 분류하고 중점 심사를 진행 중이다. 심사 결과 유상증자 목적이나 주주 소통 과정 등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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