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 식량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던 국제 식량 원자재 하락세가 꺾이고 두 달 연속 오르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25.5p) 대비 2.4% 상승한 128.5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128.9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130.0p를 기록한 뒤 올해 1월(124.1p)까지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으나, 2월(125.5p) 반등한 데 이어 3월에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불안이 농산물로 전이
이번 상승세는 설탕과 유지류가 주도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7.2% 오른 92.4p로 5개 품목군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이 사탕수수를 설탕보다 바이오연료인 에탄올 생산에 더 많이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5.1% 오른 183.1p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말레이시아의 생산 감소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바이오연료 수요 확대 전망이 팜유, 해바라기유, 유채유 가격을 일제히 밀어올렸다. 팜유 가격은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10.4p로 전월 대비 1.5% 올랐다. 미국의 가뭄과 호주의 비료 비용 상승에 따른 파종 감소 전망으로 밀 가격이 4.3%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옥수수는 글로벌 공급 여건이 양호해 0.9% 상승에 그쳤고, 쌀은 수확기 진입과 수요 둔화 영향으로 3.0% 하락했다.
이 외에 육류(1.0%↑)와 유제품(1.2%↑)도 동반 상승했다. 육류는 유럽의 돼지고기 수요 증가와 브라질의 쇠고기 공급 감소 영향이 컸으며, 유제품은 오세아니아의 생산 감소와 글로벌 수요 확대로 인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EU의 계절적 수요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했고, 브라질의 수출 가능 물량 감소로 쇠고기도 올랐다. 닭고기는 브라질 내 공급이 충분해 소폭 하락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오세아니아의 계절적 생산 감소와 글로벌 수입 수요 확대 영향으로 탈지분유·전지분유·버터 가격이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분쟁 장기화 시 내년 수확량까지 타격”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불안이 식량 안보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막시모 토레로 FAO 수석 경제학자는 “중동 분쟁이 40일 이상 지속될 경우 농민들이 비료 사용을 줄이거나 파종 면적을 축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 식량 공급과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농축산물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2% 하락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하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해상 물류 불확실성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제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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