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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이 남긴 주총 시즌 성적표, 행동주의 펀드는 어디까지 바꿨나

DB손보·가비아·덴티움은 주주제안 가결, 솔루엠은 합의, 코웨이·에이플러스에셋은 안건 부결

2026.04.03(Fri) 14:54:11

[비즈한국]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3일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 결과를 공개했다. 대상 기업은 DB손해보험, 가비아, 솔루엠, 코웨이, 덴티움, 에이플러스에셋 등 6곳이다. 얼라인이 내세운 성과는 단순 배당 요구나 자사주 소각 요구를 넘어 이사회 진입, 보수체계 변경, 지배구조 합의까지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 있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실제 기업 의사결정에 어느 수준까지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로도 읽힌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후보가 DB손해보험 감사위원이 되면서 지배주주가 있는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 상장사에서 주주제안 이사가 선임된 첫 사례가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상징적인 사례는 DB손해보험이다. 얼라인이 추천한 민수아 후보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이는 국내 보험사 주총에서 주주제안 이사 후보가 선임된 첫 사례이자, 지배주주가 있는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 상장사에서 주주제안 이사가 선임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함께 올린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 정관변경안은 출석 의결권의 60.8% 찬성을 얻고도 특별결의 요건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가비아에서는 얼라인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가 모두 선임됐고, ‘이사 및 주요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 안건도 61.4% 찬성으로 가결됐다. 덴티움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제한하는 주주제안이 61.0% 찬성으로 통과됐다.

 

솔루엠은 표 대결이 아니라 협상으로 결론이 났다. 얼라인과 최대주주 측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권리 조정, 독립이사 과반 이사회 구성, 주주 추천 독립이사 선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공표, 인적분할 검토 등을 포함한 합의에 도달했다.

 

반면 코웨이와 에이플러스에셋에서는 주주제안 안건이 최종 부결됐다. 다만 코웨이의 경우 얼라인 추천 박유경 후보가 출석 주주 기준 50.1% 찬성을 얻었고, 에이플러스에셋의 감사위원 선임 주주제안도 일반주주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고 얼라인은 밝혔다.

 

이번 주총 시즌 결과를 보면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감사위원 선임, 이사회 구성, 보수체계 공개, 보수한도 설정, 우선주 권리 조정 등 경영 구조를 직접 겨냥하는 안건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가비아에서는 법원 판단을 거쳐 상정된 권고적 주주제안이 가결됐고, 덴티움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주주제안이 통과됐다. 솔루엠에서는 아예 주총 표 대결 전 포괄적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한계도 분명했다. DB손해보험 사례처럼 특별결의가 필요한 정관 변경은 높은 찬성률에도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고, 코웨이와 에이플러스에셋처럼 지배주주 또는 우호 지분 구조가 강한 기업에서는 일반주주 지지와 최종 표결 결과가 엇갈릴 수 있다.

 

이번 얼라인의 주총 시즌 성과는 행동주의 펀드가 더 이상 주변 변수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국내 상장사 지배구조를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주주제안 자체보다 의결구조와 정관 변경 요건, 대주주 영향력이 여전히 더 큰 변수라는 점도 함께 드러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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