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밤샘의 기억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궤적을 바꾼 혁명의 공간이었다. 1995년 한국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이 설립 30주년을 맞아 아주 특별한 작별 인사를 건넨다. 오는 1월 10일부터 열리는 SADI 동문 전시회 ‘ANDEX’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2024년 신입생 선발 중단 이후 사실상 폐원의 수순을 밟게 된 SADI의 30년 역사를 매듭짓기 위해 기획됐다. 동문들은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역설적으로 그곳이 남긴 디자인적 가치와 ‘사람’이라는 유산을 증명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 타이틀인 ‘ANDEX’는 SADI(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라는 명칭에서 삼성(Samsung)과 교육기관(Institute)을 덜어낸 뒤 남은 ‘Art & Design(AND)’을 상징한다. 이는 기업의 지원이나 학위라는 형식적 틀을 벗어난 뒤에도, 디자이너 개개인의 삶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디자인의 본질을 상징한다.
동시에 이번 전시는 SADI 30년의 성취를 기록하는 지표(Index)인 동시에, 그 유산을 바탕으로 전개될 동문들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전람회(Exhibition)로서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전시 슬로건인 “없어진다니. 돋보인다.”는 한국 디자인 교육의 상징적 인물인 날개 안상수 디자이너의 헌사다. 이 역설적인 문장은 기관의 소멸이라는 슬픔을 넘어,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 가치가 한국 디자인사에서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는 SADI의 운명을 날카롭게 관통한다.
전시에는 고영인, 로호타입, 박영하, 스튜디오비밥, 스팍스에디션, 서효정, 이희복, mykc, mr.K(고상혁) 등 대한민국 디자인 신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32개 팀의 동문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SADI에서 체득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이 각자의 작업 세계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며, SADI가 교육기관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 커뮤니티였음을 작품으로 증명할 예정이다.
SADI 총동문회는 이번 전시의 정신적 뿌리를 독일의 ‘바우하우스’에 비유했다. 14년이라는 짧은 운영 기간에도 현대 디자인의 근간이 된 바우하우스처럼, SADI 역시 30년의 역사를 끝으로 문을 닫지만 동문들이 현업에서 남길 디자인 유산을 통해 끊임없이 회자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
전시 관계자는 “SADI에서 보낸 시간은 우리에게 교육 그 이상의 연대였다”며 “이번 전시가 SADI를 거쳐간 수많은 시간과 사람들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가 되기를, 또한 누군가에게는 작은 계기이자 큰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디자인 교육 선진화라는 임무를 마치고 전설로 남을 SADI의 마지막 불꽃, ‘ANDEX’는 오는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SADI 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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