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솔그룹이 최근 재활용 업체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주체인 한솔테크닉스는 한솔홀딩스 자회사다. 한솔그룹은 크게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이 두 축이다.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은 같은 한솔그룹 계열사지만 주주 구성도, 경영진도 다르다. 한솔케미칼은 최근 재활용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솔홀딩스는 한솔케미칼이 현재 재활용 관련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한솔테크닉스는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소재 기업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인수했다. 에스아이머트리얼즈는 반도체나 태양광 산업에서 발생하는 실리콘 부산물을 회수·재생해 2차전지 관련 제품의 원료로 공급한다. 한솔테크닉스는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업사이클링(재활용)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인수한 한솔테크닉스는 한솔홀딩스 자회사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한솔테크닉스 사내이사로 근무 중이다. 따라서 이번 에스아이머트리얼즈 인수에도 조동길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홀딩스가 자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은 제지(한솔제지), 물류(한솔로지스틱스), IT(한솔PNS), 전기·전자부품(한솔테크닉스) 등이다. 재활용 사업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재활용 관련 사업은 석유화학 회사에서 주로 한다. 재활용 기술이 화학 기술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한솔테크닉스도 자회사 한솔아이원스를 통해 반도체 부품 정밀 가공 사업을 하고 있어 에스아이머트리얼즈와 사업적 연관이 없지는 않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도 “한솔아이원스 등을 통해 영위해온 반도체 소재 사업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솔그룹 계열사 한솔케미칼도 재활용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폐실리콘 기반 고에너지 밀도 복합 전극 제조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 중이다. 리튬 2차전지의 에너지 밀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실리콘을 재활용한 고성능 실리콘계 음극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2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은 같은 한솔그룹 계열사지만 경영진이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사실상 독립 경영을 한다.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남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한솔케미칼을, 삼남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한솔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조동길 회장은 한솔홀딩스 최대주주지만 한솔케미칼 지분은 0.31%에 불과하다. 조동혁 회장 역시 한솔케미칼 대주주지만 한솔홀딩스 지분은 없다. 한솔케미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조동혁 회장이 한솔케미칼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한솔케미칼은 한솔홀딩스 지분 4.41%를 갖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의 계열분리를 예상하지만 한솔그룹은 그간 계열분리설을 부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솔케미칼이 재활용 사업에 진출하면 한솔그룹 내에서 사업 영역이 중복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솔그룹 내에서 특별한 잡음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한솔홀딩스 관계자도 “한솔케미칼과는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
제4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무산…소소뱅크·소호은행 재도전 밝혀
·
'예비유니콘' 팀프레시의 150억 운송료 미정산 사태 9월 결론 날까
·
알테오젠 '플랫폼 기술' 미국 FDA 승인, 국내 신약개발 판도 바꿀까
·
[단독] 타이어뱅크 회장 일가 회사가 '코리안 에어웨이' 등 상표 출원…에어프레미아 사명 변경할까
·
[단독] 청산가치 1900만 원? SM 계열사 한스케미칼자산 설립 9개월 만의 청산 내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