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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곰표'로 흥했던 세븐브로이,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 파산

생산량 29% 비중, 매각 실패로 파산 불가피…기업회생·법적 분쟁 세븐브로이, 경영 불확실성 커지나

2025.09.24(Wed) 09:30:06

[비즈한국] 세븐브로이의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이 최근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곰표 밀맥주’의 인기로 수제맥주 열풍을 주도했던 세븐브로이는 최근 대한제분과의 갈등에 이어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파산까지 겹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세븐브로이의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사진=세븐브로이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매각 추진했지만…‘세븐브로이양평’ 결국 파산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의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9월 17일 세븐브로이양평의 파산을 결정했다. 채권 신고 기간은 10월 10일까지이며 채권자집회 및 채권조사 기일은 10월 23일로 정해졌다.

 

세븐브로이는 수제맥주 열풍이 불던 2017년 경기도 양평에 맥주 생산공장인 ‘양평브루어리’를 세우고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을 출범했다. 이곳에서는 ‘한강’, ‘서울’, ‘양평’ 등 세븐브로이의 대표 수제맥주 제품을 생산해왔다. 세븐브로이는 공장 증설 당시, 양평브루어리 단일 생산시설에서만 연간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수제맥주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세븐브로이양평의 실적도 급격히 추락했다. 2023년 말 기준 세븐브로이양평은 자산 63억 원, 부채 61억 원으로 순자산 1억 2000만 원을 유지했으나 2024년 말 자산은 61억 7000만 원으로 줄고, 부채는 75억 8000만 원으로 늘었다. 순자산은 –14억 원까지 악화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2월에는 세금 미납 문제로 세븐브로이양평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에 대한 압류 조치도 이뤄졌다.

 

세븐브로이는 재정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횡성·양평 공장의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등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매각 절차는 성사되지 못했고,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세븐브로이 측은 “세븐브로이양평의 파산은 회사 내부 판단에 따라 자진 신청한 건”이라며 “사업 구조조정과 생산시설 재편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회사는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채무 변제를 위해 보유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자구 노력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매각 추진이 불발되면서 정상적인 채무 이행이 어려워졌고, 결국 법적 보호 절차인 파산을 불가피하게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세븐브로이는 세븐브로이양평 파산의 배경에 업계 전반의 침체가 크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이번 파산은 단순한 재정 악화만은 아니다. 맥주 시장 전반의 침체로 인해 병맥주 판매가 크게 감소했고, 수출 위주로 돌파구를 모색했으나 수익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러한 사업 환경 악화에 대응해 법인 통합과 생산성 향상, 사업 효율화 등 중장기적 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2011년 설립된 세븐브로이는 ‘한강’, ‘서울’, ‘강서’ 등 다양한 수제맥주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세븐브로이 홈페이지

 

#상장폐지·자회사 파산…세븐브로이 경영 불확실성 커질까

 

파산으로 문을 닫게 된 양평브루어리는 지난해 생산 실적 총 856㎘로 전체 세븐브로이 맥주 생산량의 29%를 담당했다. 현재 세븐브로이의 맥주 물량 대부분은 익산브루어리(2024년 생산 실적 2076㎘)에서 생산되고 있다. 양평브루어리의 생산 비중이 높지 않다 보니 양평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제품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양평 공장의 생산 기능은 익산 본사 생산시설로 통합됐다. 현재 제품 공급은 본사 생산라인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운영 효율화와 품질 유지, 공급 안정성을 위한 조치다. 파산 절차와는 별도로 고객과 시장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생산 차질은 없더라도 자회사 파산이 브랜드 이미지와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세븐브로이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회사 전반의 경영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곰표 밀맥주 계약종료를 둘러싸고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은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2011년 설립된 세븐브로이는 다양한 수제 캔맥주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2020년 대한제분과 협업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누적 판매량이 약 6000만 캔을 돌파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며 주류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23년 3월 상표권 사용 계약이 만료되자 대한제분은 곰표 밀맥주 제조사를 제주맥주로 교체했고, 이후 세븐브로이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올해 5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 상장공시위원회가 세븐브로이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회생절차 개시 공시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세븐브로이는 9월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결정을 두고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대응에 나섰다.

 

한편 곰표 밀맥주 계약종료를 둘러싼 대한제분과의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의 일방적 계약종료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맞서고 있다. 대한제분은 5월 30일 세븐브로이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처럼 외부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자회사 세븐브로이양평까지 파산에 이르며 세븐브로이의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세븐브로이양평은 세븐브로이 본사 및 다른 관계사와는 별도의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번 파산은 본사나 타 법인의 경영 및 재무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원 주관 하에 파산 절차가 진행 중이며, 절차 완료 시점에 맞춰 자산 매각, 채무 정리, 법인 청산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모든 과정은 법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책임 있게 진행되며, 채권자 권리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세븐브로이양평의 파산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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