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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공개매각 착수…김병주 MBK 회장의 "인수 협상 중" 발언 논란

9월 "유력 인수자와 협상 중"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입찰 나서…노조 "국정감사 회피 위한 기만"

2025.10.06(Mon) 14:57:11

[비즈한국]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추석 연휴 직후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다. 11월 매각 시한을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수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청산 가능성마저 제기되며 근로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추석 연휴 직후  공개 경쟁입찰에 나선다. 사진=최준필 기자

 

#인수 후보 찾기 난항, 추석 연휴 이후 공개매각으로 선회

 

홈플러스가 3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약 7개월 만에 공개입찰 방식으로 새 주인을 찾는 작업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10월 31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받은 뒤, 11월 3일부터 21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11월 26일까지 입찰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이후, 법원의 인가 전 M&A 허가를 얻어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유력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비공개 협상에서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분위기다.

 

지난달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깜짝 발표한 바 있다. 9월 19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회장은) 현재 유력한 협상자와 협상하고 있는데, 올해 11월 10일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업계는 홈플러스 매각이 본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구체적인 협상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유통기업 또는 글로벌 사모펀드가 인수 후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공개입찰 공고를 내면서, 김 회장의 발언이 국정감사를 앞둔 면피성 대응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인수 희망자가 있고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가 보름 만에 삼일회계법인이 홈플러스 공개입찰을 공고했다. 이는 MBK 김병주가 정부와 여당 앞에서도 사기 행위를 서슴지 않고 했다는 것이며, 국정감사를 피하려는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공개입찰에서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매각 난항에 불안 고조, 홈플러스 근로자들 ‘반갑지 않은 추석’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공개입찰로 전환하더라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인수자가 감당해야 할 막대한 부채 부담이다. 홈플러스의 총 차입금은 약 5조 5000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점포 임차료 성격의 리스부채가 3조 4000억 원, 금융권 차입금이 2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점도 매각의 걸림돌로 꼽힌다. 삼일PwC가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 6816억 원인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2조 5059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회사를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편이 더 이익이라는 의미다. 회생절차상 ‘청산가치 보존 원칙’에 따라 인수 가격은 청산가치 이상이어야 하므로, 2조 5000억 원대 가치의 회사를 3조 6800억 원 이상에 인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현재 홈플러스는 11월 10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추석 이후 진행되는 공개경쟁입찰에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법원이 분할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청산 절차로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국 100여개의 점포에서 직접 고용 중인 인원이 2만 명 이상인 만큼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협력업체와 납품업체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홈플러스 직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맞은 추석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3월에 시작된 기업회생으로 홈플러스 직영 직원 500명과 협력 직원은 헤아릴 수 없는 인원이 퇴사를 강요당했다. 수십만 명의 노동자와 중소상공인들은 예측할 수 없는 현 상황에 다가오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결코 반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홈플러스 근로자들은 추석 당일인 10월 6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전달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일동 명의로 작성된 이 편지에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올해 추석은 감사와 기쁨이 아닌 두려움과 불안뿐이다. 명절 차례상을 차리면서도 가족들에게 ‘괜찮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가 사모펀드를 키웠고, 국민연금이 투자했으며, 금융당국이 감독을 소홀히 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MBK의 불법적 경영을 조사하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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