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영배 큐텐 대표와 함께해온 큐텐 출신 핵심 인사들이 새 사업 확장에 나서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여름 ASQ를 통해 이커머스 부문의 확대 움직임을 내비친 데 이어, 신선식품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 별도 법인 ‘ASQ 프레시(ASQ Fresh)’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가 ASQ로 사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구 대표는 공식적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주요 경영진에 큐텐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구 대표와 ASQ의 관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큐텐 출신 인사들 모인 ASQ, 신선식품 자회사 설립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ASQ는 지난 7월 신선식품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에이에스큐 프레시(ASQ Fresh)’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ASQ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메프 통합 추진을 위해 설립했던 KCCW의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지난 6월 구 대표는 대표직을 사임했으나, 회사 경영은 여전히 큐텐 출신 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ASQ 프레시는 신선식품과 식품 물류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다. ASQ 프레시의 법인등기를 보면 사업목적으로 △축산물·농산물·면세 식료품의 유통 및 수출입 △전자상거래 기반 식품 판매 △냉장·냉동 식품 보관 및 배송 관련 물류업 등이 포함됐다.
ASQ 프레시가 농축수산물 유통부터 콜드체인 물류까지 아우르는 사업 범위를 설정하면서, 업계에서는 ASQ가 신선식품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ASQ 프레시 홈페이지로 알려진 주소 역시 현재는 접속이 되지 않는다.
ASQ 프레시의 대표는 이주한 ASQ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 G마켓 팀장과 큐텐테크놀로지 이사를 지낸 이 대표는 지난 6월 KCCW가 ASQ로 사명을 바꿀 때 공동대표로 합류한 인물이다. ASQ 프레시는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를 사업장 주소지로만 등록해 둔 것으로 확인됐다.
ASQ는 올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전자상거래 기반 도소매·수출입업과 여행·레저·티켓 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다가 올해 6월 구매대행업,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 콘텐츠 개발, 창고업 등 수십 개의 사업목적을 새로 추가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식품 전문 자회사까지 별도 설립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확장 흐름은 경영진 구성 변화와도 연결된다. 큐텐 출신 인물들이 합류한 이후 ASQ는 사업 외연을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영배 대표는 티메프 통합을 추진하며 2024년 8월 KCCW를 설립했지만,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되면서 설립 목적이 약화됐고, 지난 6월 회사명을 ASQ로 변경한 뒤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구 대표의 퇴진 이후에도 회사는 큐텐 출신 인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KCCW 설립 당시 사내이사였던 홍현직 대표가 ASQ 대표로 선임됐고, 이주한 대표가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홍 대표는 구 대표와 G마켓 시절부터 함께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큐텐에서 상무로 활동했다. 8월에는 구희진 위시코리아 대표가 감사로 선임됐다. 위시코리아는 큐텐이 인수한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 운영을 위한 법인이다. 구희진 대표는 큐텐공동근로복지기금에서도 대표권을 가진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ASQ의 주요 보직이 구 대표와 함께 일해 온 큐텐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경영에서 물러났어도 회사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비즈한국은 ASQ에 사업 방향과 구 대표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위메프는 결국 파산, 티몬 정상화도 안갯속
큐텐 경영진이 ASQ를 통해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선 반면, 구 대표와 티메프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1월 10일 위메프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2024년 7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의 결정이다. 위메프가 파산하면서 미정산 피해자들은 사실상 피해 금액을 한 푼도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 위메프 채권 피해자는 약 10만 8000명으로, 총 피해액은 5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6월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파산은 면했지만, 변제율이 0.76%에 그치면서 채권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오아시스는 181억 원을 투입해 티몬을 인수한 뒤 사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으나, 플랫폼 정상화는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9월 재오픈을 시도했지만 카드사와의 협의가 성사되지 않아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티몬 사태 이후 소비자 민원이 카드사와 PG사로 쏟아지자, 카드사들이 결제망 복구 참여를 미루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이 다시 문을 열기 위해선 카드 결제가 정상화돼야 하지만, 관련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이미 취한 상태라, 카드사 측의 개방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리오픈 시점도 확정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실제 자산 매각이나 재원 마련 조치가 이뤄졌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정산 피해를 입은 판매자들은 구 대표를 비롯해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을 횡령·배임·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특경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 외 9명에 대한 재판은 현재 17차 공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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