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산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통합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3개 LCC를 통합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통합 LCC의 본사를 수도권에 둘 예정이다. 이를 놓고 부산광역시 지역 사회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에어부산은 부산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통합이 완료되면 부산 거점 항공사가 사라지게 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12월 8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통합계획에 의거해 한진그룹 산하 LCC 3개사는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여 PMI(인수합병 후 통합)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며 “향후 모회사의 합병 일정과 연계하여 2027년 1분기 내 통합 LCC 출범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현재 LCC 중 가장 많은 노선을 운항하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LCC 3사 통합이 완료되면 제주항공을 제치고 국내 1위 LCC로 등극할 전망이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7년 예정된 LCC 3사 통합 이후에는 국내 LCC 최대 규모의 기단 확보에 따른 경쟁력과 함께 중장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에어부산이다. LCC 3사는 통합 후 인천국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이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지역사회에서는 부산을 통합 LCC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산을 거점으로 삼기 어렵다면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사용하는 LCC는 에어부산이 유일하다.
한진그룹은 부산광역시 요청에 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LCC 3사를 통합하는 것은 큰 작업으로 큰 노력이 필요하다”먀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생각해본 적이 없고, 통합 진에어가 부산에서 에어부산 역할 이상을 할 것으로 계획한다”고 말했다.
아예 부산광역시를 거점으로 한 새로운 LCC를 설립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 평가·대안 특별위원회는 2024년 말 신규 LCC ‘부산에어(가칭)’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인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부산에어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9월에도 소셜미디어(SNS)에서 “에어부산 매각 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부산시민이 주주가 되는 시영항공사를 설립해 2028년 첫 출항을 목표로 하겠다”며 “(부산에어를) 부산의 제1기업으로 키워 가덕도신공항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항공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자본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951억 원이다. 2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해야 에어부산과 비슷한 수준의 LCC를 설립할 수 있는 셈이다. 초기 투자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필요한 자금은 2000억 원보다 더 많을 수 있다.
현재로는 부산에어 설립에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최인호 전 의원은 부산시민이 직접 출자한 자금으로 LCC를 설립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산시민의 출자만으로 수천억 원을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에는 부산에어 설립에 특정 기업이 참여하거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부산광역시는 신규 LCC 설립보다 대한항공 설득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부산광역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통합 LCC의 김해국제공항 거점 항공사 유치를 추진 중이다”며 “대한항공과 계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부산 통합으로 부산은 지역 거점 항공사를 잃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에서도 통합 LCC가 부산광역시에 본사를 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이 언젠가 완공되더라도 인천국제공항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낮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가장 중요한데 엄청난 유인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부산광역시에 본사를 둘 이유가 없으며 정치권도 이를 강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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