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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두고 차남에게 지분 증여…롯데관광개발 '승계 시나리오' 가동?

동화면세점 자본잠식 vs 롯데관광개발 성장, 엇갈린 현실…"책임경영 일환, 승계와 무관"

2026.01.21(Wed) 11:08:53

[비즈한국]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88)이 차남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55)에게 롯데관광개발 지분 7.67%를 증여했다. 그런데 장남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57)에게는 지분을 증여하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한성 대표가 동화면세점을, 김한준 대표가 롯데관광개발을 각각 승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관광개발 본사가 위치한 제주드림타워. 사진=롯데관광개발 제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기병 회장은 16일 차남 김한준 대표에게 롯데관광개발 지분 7.67%를 증여했다. 이로써 김기병 회장의 롯데관광개발 지분은 22.72%에서 15.05%로 줄었고, 김한준 대표의 지분은 1.26%에서 8.93%로 늘었다. 김기병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1)의 고모부로,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 신정희 씨(80)와 결혼해 1978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를 맡았다.​

 

눈에 띄는 점은 김기병 회장이 장남 김한성 대표에게는 롯데관광개발 지분을 증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한성 대표가 가진 롯데관광개발 지분은 2.66%다. 동생 김한준 대표보다 6.27%포인트(p) 적다.

 

이를 놓고 재계 일각에서는 김한성 대표가 동화면세점을, 김한준 대표가 롯데관광개발을 승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미 수년째 김한성 대표는 동화면세점, 김한준 대표는 롯데관광개발 경영에만 집중해 서로의 영역이 나뉜 상태다. 동화면세점은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동화면세점과 롯데관광개발이 처한 상황은 크게 다르다. 김한성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 동화면세점의 매출은 3549억 원이었지만 2024년 매출은 152억 원에 불과했다.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면세점에 대거 진출했고, 중국의 한한령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동화면세점의 자본총액은 2024년 말 기준 마이너스(-) 838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한때 폐업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동화면세점의 당초 면세점 특허권은 지난해 12월 24일까지였다. 하지만 동화면세점은 영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해 지난해 신규 특허권을 획득했다. 기존 특허의 갱신 기회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면세점 영업을 위해서는 신규 특허를 획득해야 했다. 이로써 동화면세점은 향후 10년간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권리를 지니게 됐다.

 

동화면세점의 그간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외래관광객은 2024년 1~11월 1509만 8766명에서 2025년 1~11월 1741만 8270명으로 증가했다. 동화면세점이 서울 중심지인 광화문역 인근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지도 나쁘지 않다. 동화면세점은 2층에만 운영하던 매장을 1층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동화면세점 전성기였던 2010년대 중반 실적으로 돌아가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반면 롯데관광개발 실적은 상승세다. 매출은 △2022년 1837억 원 △2023년 3135억 원 △2024년 4715억 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 1~3분기에도 4663억 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2025년 매출이 2024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김한준 대표는 2020년 개장한 ‘제주드림타워’ 건설을 주도하는 등 존재감도 크다.

 

증권가의 전망도 우호적이다.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에 대해 “1월에는 바카라 대회 개최와 함께 항공편 수 확대 효과가 반영되며 드롭액(카지노 입장 고객의 칩 구매액)과 인당 지표의 반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약세와 한일령 반사 수혜, 중국인 관광 수요 회복 흐름 속에서 제주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약 80%에 달해 내륙 대비 수요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물론 김한준 대표가 롯데관광개발을 승계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김기병 회장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지분 15.05%를 김한성 대표에게 증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한성 대표는 오랜 기간 동화면세점 경영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롯데관광개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번 주식 증여가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이번 주식 증여는 롯데관광개발이 종합 레저 기업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승계와 무관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성장을 최우선으로 삼아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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