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요즘 Z세대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분석이 많다. K컬처나 K콘텐츠 팬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도 이러한 진정성을 경험하려는 것이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콘텐츠와 SNS 인증샷 문화가 강해지면서 체험에 대한 욕구도 강화됐다. 이것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일상이 됐다. 특히 팬덤을 통한 관광 소비 효과는 이런 예의 전형이다.
K컬처나 K콘텐츠로 인한 한국 관광과 소비가 느는 것은 기존 사회심리,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부정적으로 여기는 개념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이를테면 후광효과(Halo Effect)는 마음에 드는 사람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는 현상이다. 한국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마음에 들면 한국 남성 전체에 대한 호감이 증가한다. 이것은 한국 드라마 속 공간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런 심리가 확장된 것이 에코 챔버(echo chamber effect) 현상이다. 메아리가 울리듯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면서, 기존 관점이 점점 더 강화·증폭되는 것이다. 이는 팬덤 효과와 맞물린다. 팬덤 안에서는 소리의 증폭 효과가 있게 마련이다. K콘텐츠나 K팝에 대한 신념이나 믿음이 관련 커뮤니티에서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현상도 그렇다. 팬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좋은 정보만 얻기를 원한다. 좋지 않은 정보를 얻으려는 의지 자체가 없고, 나쁜 정보가 있어도 스스로 걸러 듣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믿음과 신뢰에 따른 그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증하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고 경험을 하려 한다.
언론이나 유튜버들은 종종 스타의 이면이나 사생활을 폭로해 도덕적 윤리적인 결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팬들의 반감을 사고 거꾸로 팬덤을 결집하는 요인이 된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말이다. 사실 스타나 아티스트에 대한 지지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팬들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스타나 아티스트를 비난하면 팬들에 대한 공격이나 훼손으로 받아들여진다. K팝 팬덤은 아티스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유난히 공고하다. 이것이 한국 자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한국과 아티스트가 분리되면 한국에 관광을 와서 소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K컬처, K콘텐츠 팬들이 한국에 왔을 때 대우받는 것은 거의 없다. 인천국제공항에선 한류 팬들을 환영하는 문구 하나 찾을 수 없다. 입국 관문인 영종도에 K컬처나 K콘텐츠 관련 테마파크나 공간도 없다. 한류 콘텐츠 팬에게 남산 N타워 입장료가 할인되지는 않는다. 방탄소년단 팬에게 강원도 택시 요금을 저렴하게 해주지 않는다. 아이돌 소속사 건물 앞에서 사진 찍는 K팝 팬에게 팬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K팝, K컬처의 나라 한국에 팬들이 왔을 때 특별히 정보제공이나 콘텐츠 향유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이런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팬심의 강화와 확장을 통해 소비 진작 효과를 기하려면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바가지요금에 시달리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한류 현상은 민간 부문의 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낸 팬덤 문화다. 민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가 브랜드가 됐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이들을 위한 서비스 정책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그들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되면서 관광만이 아니라 일반 소비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7~2021년) 한류의 경제적 효과는 37조 원이고 일자리가 16만 개 창출됐다. 부가가치액 총 13.2조 원 가운데 문화콘텐츠 수출 증가로 3.3조 원, 소비재 수출 증가로 9.9조 원을 창출했다. 한국을 재방문하고 싶은 K팝, K컬처의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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