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시 ‘섬’에서
한국적 미감의 현대화를 화두로 40여 년간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전준엽 작가의 개인전 ‘그 섬에 가고 싶다’가 6월 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오매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지난해 여름부터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신작 25점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시리즈는 작가가 기존에 작업한 ‘빛의 정원에서’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정현종 시인의 시 ‘섬’에서 모티브를 얻어 사람 관계의 회복과 소통, 그리고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망과 목표를 ‘섬’이라는 매개체로 시각화했다.
특히 작가는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계 일각에서 ‘과감한 색채 운용은 일본의 영향’이라며 정체되어 있던 잘못된 인식을 깨뜨리고, 우리 고유의 ‘다이내미즘(역동적 아름다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전통 무속 신앙, 혼례·상례의 강렬한 색채, 궁궐의 단청, 그리고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K컬처의 과감한 표현력이야말로 한국적 미감의 본바탕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읽는 회화’에 머물렀던 과거 문인화적 전통에서 벗어나 강렬한 색채 조화와 기하학적 면의 구성, 역동적인 붓 터치를 활용한 ‘보는 회화’에 초점을 맞췄다. 유화를 기본으로 아크릴릭과 미디움을 혼용했으며, 밤하늘을 표현하는 드리핑 기법, 사실적인 바위를 표현하는 스크래치 기법, 생동감을 더하는 임파스토 기법 등 다채로운 회화적 언어를 총동원했다. 특히 핵심이 되는 섬의 표현은 거친 붓과 나이프를 이용해 단 한 번의 과감한 작업으로 완성함으로써 역동성과 우연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전준엽 작가는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 섬’을 가지고 있다. 그 섬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소망 같은 것이다. 내게도 ‘그 섬’ 이 있다. 평생 화업의 목표로 삼아온 ‘한국적 아름다움의 현대화’가 그것”이라며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 면의 구성, 강한 붓터치 등 회화적 언어로 아름다움을 표현해 한국적 미감의 현대화를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준엽 작가는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 도쿄, 파리, 뉴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43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중견 화가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광호 70주년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전’을 비롯해 350여 회의 기획전과 100여 회의 아트페어에 참여했으며, 부산국제아트페어 대상, 대한민국미술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화가의 숨은 그림읽기’ 등 다수 미술 교양서를 집필했으며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기획자이기도 하다.
오매갤러리 관계자는 “K-컬처가 글로벌 트렌드로 인정받는 시대에, 전준엽 작가가 보여주는 과감한 색채와 역동적 에너지는 한국 미술의 진정한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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