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 문화 가운데 음식을 적극적으로 취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K푸드 열풍’에 대한 분석이 나온다. 오늘은 우리의 주관적 관점을 벗어나 좀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것을 스낵패킹(Snackpacking)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스낵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그런 스낵류 음식을 포장하는 게 스낵패킹이다. 전에는 주로 디저트 같은 음식을 가리켰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좀 더 넓어져 여행이나 관광과 관련이 있다.
스낵패킹은 요즘 여행자들의 새로운 여행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2026년 여행 트렌드의 하나로 스낵패킹을 꼽았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매년 최소 한 번 이상 여행을 떠나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인도, 일본, 멕시코, 영국 전역의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음식 선호 성향을 설문조사했다. 응답자의 50%가 여행지의 식료품점에서 지역의 맛을 접하려 했고, 69%는 길거리, 53%는 지역 빵집을 선호했다. 즉 여행자들은 기존 유명 식당보다는 동네 빵집이나 길거리 노점 음식, 동네 매장을 선호한다. 특히 이런 곳이라도 입소문을 탄 곳을 좋아했는데, MZ세대의 7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의 76%가 여행 중 발견한 것이 어떤 물질적 기념품보다 더 오래 남는다고 생각했다. 여행지에서 구입한 꿀 한 병, 감자 스낵 하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의점에 들러서 각종 K푸드를 구매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광장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거나 다이소 같은 중저가 매장을 찾는 것도 그렇다. 이렇게 스낵패킹을 하는 사람들을 스낵패커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스낵패킹을 하는 스낵패커가 되는 심리는 무엇일까?
스낵킹(Snacking) 트렌드와도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년 12월 식문화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인은 점심식사를 하는 비중이 2020년 61%에서 2024년 45%로 급속히 줄었고, 스낵을 먹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30%로 2배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스낵을 주말보다 평일에 더 먹는다는 대답이 35%나 되었다.
스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78%는 스낵을 식사 사이에 먹는 간식이라고 생각했지만, Z세대는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고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식사 개념으로 생각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식사를 추구하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세대 문화가 배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5~44세의 식사대용 스낵 섭취 비중이 20%를 넘었는데, 다른 연령대보다 8~10% 많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여행 중에는 삼시세끼 다 챙겨 먹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유명 식당을 방문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가성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스낵은 간단히 빠르게 조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 이런 음식은 주로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강력한 맛에 고열량이다.
앞서의 설문조사에서 젊은 세대일수록 현지인과 우연한 만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대답했다. 음식도 우연히 접한 것을 최고로 선호한다. 일반적인 음식의 명성이 아니라 개개인이 만드는 나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개성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문화적 정체성이 있으면 좋아한다.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는 것을 거부하는 스놉(속물) 효과와는 결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다양성과 새로운 발견이라는 측면이다. MZ세대는 규격화되거나 일률적인 음식 형식이나 선택에는 상대적으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서울 아닌 지역의 음식이 외국인들에게 소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시세끼 식사가 아니라 이동 중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강력하고 색다른 음식이라면 더 인기가 높을 것이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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