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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준비…금융당국이 예고한 자본시장 제도 5대 변화

자사주 공시 1%·연 2회로 확대, 영문공시 대상·항목 확대 등 투자자 정보 비대칭 줄인다

2026.01.03(Sat) 19:08:16

[비즈한국] 이재명 정부가 2025년 출범하며 코스피 4000 시대를 여는 데 성공하면서, 2026년에는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관리 기관은 기업과 시장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감독 당국은 시장 공정성 강화를 위한 단속에 나섰다. 새해를 맞아 국내 증시가 코스피 4300 돌파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개선을 위해 어떤 변화를 예고했는지 살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026년 1월 2일 열린 ‘2026년 증권·파생 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월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2026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금융당국의 주요 인사와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김영재 상장회사협의회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사장 등 금융기관 수장 등이 참석했다.

 

개장식의 화두는 코스피 5000 달성이었다. 행사날인 2일은 코스피 사상 최초로 4300 포인트를 돌파한 날이기도 하다. 정은보 이사장은 “2025년 우리 자본시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코스피는 사상 최초로 4000 포인트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프리미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이사장은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거래소의 추진 과제로 △공정하고 신뢰받는 시장 구축 △생산적 금융 지원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세 가지를 제시했다. 공정한 시장 구축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주가조작합동대응단을 중심으로 불공정 거래를 근절한다. 부실기업의 퇴출 요건을 강화해 시장 건전성을 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해서는 AI, 에너지, 우주항공 등 첨단 전략 산업의 맞춤형 상장을 지원해 혁신 기업 육성에 나선다. 기업이 정당한 주가로 인정받도록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도 제시했다. 거래 시간을 연장해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해서는 가상자산, ETF 선물 등 신상품을 확대한다.

 

이날 개장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주가조작 근절 합동 대응단으로 계좌 지급 정지, 과징금 부과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대응단의 집행 역량을 확충하고 불공정 거래에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주주 보호 방안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쪼개기 상장 시 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지원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경영 활동에 참여하는 원칙)의 이행 점검 체계를 마련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1월 2일 코스피 사상 최초로 4300 포인트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의 말처럼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자본시장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개선했다. 2026년부터 달라지는 자본시장 제도는 크게 △자기주식 공시 개선 △중대재해 공시 강화 △임원보수 공시 강화 △상장사 영문 공시 확대 △손익계산서 개편 5가지다. 주주가 기업 현황과 경영 상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개선됐다.

 

기존 자사주 공시 제도에서는 상장사가 자사주를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 보유하는 경우 자사주 보유 현황과 처리 계획 등을 연 1회 공시해야 했으나, 개선된 제도에서는 1% 이상 보유시 연 2회 공시로 의무가 확대됐다. 기존에 공시한 자사주 처리 계획과 실제 처리현황이 30% 이상 다른 경우 그 이유를 공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중대재해 관련 공시의 경우 형벌 및 행정상의 조치만 공시했으나 올해부터는 중대재해 발생 개요, 피해 상황, 대응 조치 및 전망 등을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 주주가 구체적으로 확인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임원 보수 공시는 기존 제도가 기업 성과와 보수 간의 관계, 보수 산정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 데 따라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 영업이익 등의 성과를 임원의 보수총액에 함께 명시하도록 개편됐다. 임원 전체·개인별 주식 기준 보상도 함께 공시해야 한다.

 

상장사 영문 공시는 자산 10조 원 이상의 대형 코스피 상장사만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 5월 1일부터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로 기준이 대폭 낮아졌다. 영문 공시 항목은 주요 경영사항 중 일부 항목(26개)만 해당했으나 개선 이후로는 전부(55개)로 강화됐다.

 

기업 손익계산서의 경우 기존 영업손익은 주된 사업 활동과 관련한 손익으로 한정했는데, 개선 이후에는 영업·투자·재무 등 원천에 따라 구분해서 표시한다. 2027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하도록 했으나 올해부터 조기 적용도 가능하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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