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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1] 코시-손을 통해 소통한다

2026.01.28(Wed) 09:21:34

[비즈한국] 오롯이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획으로 시작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10년을 이어왔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지키며 230여 명의 작가를 응원했다. 국내 어느 언론이나 문화단체, 국가기관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 10년의 뚝심이 하나의 가치로 21세기 한국미술계에 새겨졌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10년의 역사가 곧 한국현대미술 흐름을 관찰하는 하나의 시점’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이제 시즌11에서 한국미술의 또 하나의 길을 닦으려 한다.

 

코시 작가는 손을 모티브로 인간의 심리와 사람 사이의 연결을 주제 삼아 작업한다. 사진=박정훈 기자


인체에서 손은 얼굴 다음으로 표정이 풍부하다.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의 대화 방법인 수어도 대부분이 손의 다양한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디랭귀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손이다.

 

손은 인류가 문명을 이룩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얼굴과 함께 심리적 표현까지도 가능하다. 그래서 예술이 발전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회화에서 손의 표현은 얼굴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화가들이 인물화에서 손을 그리는 데 가장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양 회화사상 가장 유명한 손은 미켈란젤로가 창조한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에 등장한 아담과 하나님의 손이다.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을 받아 4년여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규모나 완성도를 볼 때 인간의 힘으로 그려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회화 유산이다. 

 

Connection: 162.2×130.3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여기에는 구약성서 창세기 중 천지창조와 노아의 홍수에 관한 세 가지 에피소드가 담겼는데, 까마득한 천장과 아치형 벽면에 300명이 넘는 인간이 그려져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장면이 ‘아담의 창조’다. 하나님이 자신이 만든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순간을 극적으로 연출했다. 두 손은 대화하듯 가깝게 그렸는데, 신과 인간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공상과학 영화 속 외계인과의 만남에서 자주 참고가 됐다.

 

신성에 도전하는 은유로도 손의 표현은 유효하게 쓰였다. 바로크시대 화가 카라바조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가 그린 ‘성 토마의 불신’에 나오는 손은 신을 조롱하듯 매우 도발적이다. 

 

예수 처형 후 추종자 검거에 나선 로마 총독부의 눈을 피해 숨어 있던 열두 제자 앞에 부활한 예수가 나타난다. 제자 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알려진 토마(도마)는 그만큼 의심이 많았다. 다른 제자들은 부활한 예수를 믿었지만, 토마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수는 옆구리의 상처까지 보여주며 설득하려 했지만 토마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결국은 상처에 손가락을 집어넣고야 마는 불손함을 보이는 장면으로 카라바조는 인간의 심정을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상처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연출은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I AM LOVE(green): 72.7×90.9cm Mixed media on canvas 2025


 

손의 다양한 표정이 유감없이 표현된 작품은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벽화)이다. 예수를 중심으로 12명의 제자가 등장하는데, 모든 인물의 손이 각자의 심정을 담고 있다.

 

‘코시’라는 화명으로 활동하는 작가도 손을 모티브로 인간의 심리와 사람 사이의 연결을 주제 삼아 작업한다. 그는 그동안 회화에서 해온 손의 표현과는 전혀 다른 각도로 손을 다룬다. 손의 모양이 아니라 손의 실루엣을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왼손을 캔버스에 대고 외곽을 따내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한 후, 색채와 터치로 순간적인 감정 상태를 표현한다. 

 

이런 방법을 쓰는 이유도 분명하다. “손은 인체에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제일 유용한 도구죠. 이는 인간관계의 연결을 의미하며, 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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