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Story↑Up > 라이프

[거기 가봤어?] 지금 당장 박보검도 반한 '무주'로 가라

덕유산과 등나무운동장, 밤하늘과 음악, 필름 영화가 어우러지는 '낭만 치사량' 축제

2026.05.26(Tue) 12:14:31

[비즈한국] 매년 6월이면 무주에 갔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코로나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0년을 제외하곤 항상 6월 초면 무주에 있었다. 왜? 무주산골영화제를 즐기려고. 축제도 많고, 영화제도 많은 나라에서 왜 굳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무주까지 가야 하냐고? 가보면 안다. 무주산골영화제를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가본 이상 또 찾을 확률은 99%일 테니까. 

 

무주산골영화제는 왜 특별한가. 2013년 시작한 이 영화제는 문자 그대로 산골, 무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제다. 별이 촘촘한 밤하늘 밑 덕유산 자락에서 35mm 필름 영화를 감상하고, 건축가 정기용이 설계한 등나무운동장에서 뮤지션의 음악에 맞춰 춤추고, 라이브 밴드의 연주로 무성 영화를 즐기는 시간은 오직 무주에서만 가능하다. 평소 낭만이라곤 1도 없는 ‘쌉T’도 이곳에 스며들다 보면 ‘낭만소년소녀’가 되어 버린다. 괜히 이 영화제가 ‘낭만 치사량 영화제’라 불리는 게 아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메인 스폿 중 하나인 등나무운동장. 음악공연과 야외토크, 산골책방,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등 여러 프로그램이 열린다. 돗자리와 뜨거운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양산은 필수템.

 

올해 14회 무주산골영화제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90편의 영화와 여러 음악공연이 펼쳐진다. 다만 무주산골영화제를 온전히 즐기려면 조금 바지런해야 한다. 덕유산과 등나무운동장 같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돗자리와 양산, 두툼한 옷가지(밤의 덕유산은 꽤나 춥다) 등 챙길 것이 한 아름이다. 짐이야 챙기면 되지만, 해마다 치열해지는 예매 경쟁도 뚫어야 한다. 영화제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찾는 이들도 늘어나, 작년에 약 3만여 명이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았다. 무주군 인구(2만3천여 명)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한적한 곳을 찾은 것이다. 그러니 경쟁이 치열할 밖에. 

 

예매 없이 즐길 수 있는 덕유산 야외상영. 6월 5~7일 사흘간 저녁 8시부터 상영된다. 밤의 덕유산은 무척 추우니 여러 겹의 옷가지와 손난로 등을 챙길 것을 권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5월 22일 기준) 사전 예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매진이다. 음악공연과 야외토크,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와 산골책방 등 여러 프로그램이 열리는 메인 스폿인 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은 온라인 사전 예매분이 매진됐고, 영화제 기간 동안 매일 최대 3편의 실내상영작을 현장 발권할 수 있는 씨네패스 또한 매진되었다. 실내상영작도 온라인 예매분은 거의 대부분 매진 상태. 그뿐인가. 숙박과 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을 묶은 숙박패키지도 영화제 기간 모두 매진되었다. 가장 중요한 숙소도 영화제 기간 대부분 매진. 

 

그럼 그림의 떡인데 왜 소개하냐고? 그럼에도 무주를 찾을 이유는 있다. 우선 어린 자녀와 함께한다면 키즈마켓과 키즈 워크룸, 야외 놀이터 등 무주산골영화제의 키즈 스테이지가 즐거움의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기존 한풍루 일대에서 진행하던 키즈 스테이지는 올해부터 최북미술관과 무주상상반디숲 등 실내외로 공간을 확장해 어린이와 가족 모두가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버스킹 공연과 애니메이션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어린 자녀와 찾는 가족 관객들은 영화보다 이 섹션에 집중하는 게 모두가 함께 즐거울 것으로 보인다.

 

무주산골영화제 키즈 스테이지.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키즈마켓부터 폐자전거를 활용한 놀이실험실의 야외놀이터, 애니메이션 상영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가득하다.

 

실내상영과 등나무운동장 등 온라인 사전 예매는 매진이어도 현장 구매를 노릴 수 있다. 행사 전날까지 취소 수수료가 없어 당일에 취소표가 의외로 많이 풀린다는 후문. 그리고 개막식과 개막작이 열리는 6월 4일의 등나무운동장은 예매 없이 입장 가능하다. 올해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로, 이태훈 음악감독의 라이브 연주를 결합해 복합영화공연의 형태로 상영된다. 너무 사람이 번잡한 금, 토요일보다 개막날이 영화제의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기 좋을 수 있다. 

 

또 다른 메인 스폿인 덕유산 야외상영은 예매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올해부턴 안전상 이유로 덕유산까지 오가는 셔틀버스가 사전 유료 예약제로 전환된 상태. 이 또한 6월 5일과 6일은 대부분 매진인데, 도보로 올라가는 건 가능하다. 무주 구천동에서 쉬엄쉬엄 산책하듯 등산하듯 40분가량 오르면 된다. 건강과 낭만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기회라고 장원영식 사고를 발휘해 보자. 가장 난관인 숙소의 경우, 영화제 첫날이나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일요일에는 남아 있는 곳들이 드물게 있다. 자차로 움직인다면 당일 무주를 즐긴 후 1시간 거리의 대전이나 전주에서 묵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착한 예능’이라 호평받으며 최근 시즌2 제작을 확정한 ‘보검 매직컬’의 촬영지도 무주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찍으며 잠시 쉬어가기 좋게 꾸며 놓았다고.

 

무주산골영화제 외에도 무주를 즐길 요소는 많다. 무주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반디랜드나 머루와인동굴도 찾을 만하고, 무주읍에 흐르는 남대천을 주변으로 야간 경관을 조성한 별빛다리도 한적한 밤산책 하기 좋은 야행명소다. 올해 초 착한 예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았던 ‘보검 매직컬’의 촬영지도 무주읍 앞섬마을에 위치해 있다. 박보검과 이상이, 곽동연이 주민들의 머리와 손톱을 다듬던 미용실 세트장이 잘 보존돼 있어 미용실 손님인 듯 연출 사진 남기기 좋다. 

 

6월 5일과 6일 무주 안성면 두문마을에서 열리는 ‘무주안성 낙화놀이’도 영화제 대신 선택해도 후회 없을 곳. 낙화놀이는 물위에서 즐기는 불꽃놀이로, 떨어지는 불꽃이 마치 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초반, 국왕 탄일연 하이라이트로 열렸던 행사가 바로 낙화놀이다. 줄을 맨 긴 장대에 한지로 싼 뽕나무와 숯, 소금뭉치를 100~200개 정도 매달아 불을 붙이면, 줄을 타고 이어지며 은은한 한지의 향과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불꽃의 장관을 연출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사전예약해야 입장 가능하니 참고.

 

독특하고 황홀한 불꽃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무주안성 낙화놀이도 무주를 찾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초여름이다. 기왕 떠날 거라면 고사 직전이던 내 안의 낭만 찾아 지금 무주로 가보자. 비록 무주산골영화제가 나만 알고 싶던 밴드에서 모두가 좋아하는 슈퍼스타 밴드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 좋으면서도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서 해마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애정하는 팬의 마음인 것을. 초심자들도 영화제는 물론 영화제만큼 매력적인 무주의 정취에 반할 것이 분명하다.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거기 가봤어?] 데이미언 허스트·티노 세갈 전시회 "불편하거나 말거나"
· [거기 가봤어?] BTS와 '21세기 대군부인'의 그곳, 완주 아원고택
· [정수진의 계정공유] '신이랑 법률사무소' 법정물에 오컬트 섞었는데 왜 따뜻하지
· [정수진의 계정공유] '세이렌', 죽음의 노래를 부르는데 아직 홀리지가 않네
· [정수진의 계정공유] '극장의 시간들', 우리가 극장으로 향하는 애틋한 이유
· [정수진의 계정공유] 로망 이뤄주는 구독형 로맨스 '월간남친', 거부할 수 있겠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